“그러게 국민타자 아이가.”
점심시간 때 이승엽(27·지바 롯데 마린스)의 훈련장면을 보기 위해 운동장으로 모여든 경북고 후배들은 대선배의 모습을 연방 카메라폰에 담았다. 운이 좋아 악수라도 한 학생들은 비명을 지르며 뛸 듯이 좋아했다.
이승엽이 방황과 외도를 끝내고 다시 야구방망이를 잡았다. 22일 모교인 경북고 야구장.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를 끝내고 해외진출 관계로 동분서주했던 이승엽은 40여일 만에 운동복을 입고 그라운드로 돌아왔다. 머리를 짧게 자른 그는 “야구선수는 역시 야구장에 있어야 행복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그가 삼성 경산훈련장이 아닌 경북고를 훈련장소로 잡은 것은 일본 프로야구 진출을 앞두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의미. 이승엽은 “고교생 때처럼 열심히 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1년 만에 모교를 찾으니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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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고 박상길 감독 방에서 일본 투수들의 비디오 분석도 시작했다. 소속사인 J’s 엔터테인먼트의 일본 지사장 김기주씨가 공수해 온 5개의 비디오엔 선발과 중간계투 등 퍼시픽리그 5개구단 투수들의 투구패턴과 구질이 자세히 담겨 있었다.
첫 훈련을 마친 이승엽은 “한 달 이상 쉬어 몸을 만드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쉬는 동안 3kg 정도 불어난 몸무게도 원래 상태인 90kg으로 되돌려야 할 것 같고…. 앞으로 6일 하고 하루 쉬는 일정으로 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당분간 경북고에서 땀을 쏟을 이승엽은 일본 취업비자가 나오는 대로 내년 1월 중순 일본으로 들어가거나 신일고 장호연 감독의 주선으로 사이판 전지훈련을 가는 방안을 구상 중. 2월 1일부터는 가고시마에서 시작되는 지바 롯데 마린스 스프링캠프에 합류한다.
대구=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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