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종합]빙판위 '세밑기적'…한라, 日최강팀에 역전승

  • 입력 2003년 12월 28일 18시 08분


경기 종료 2분9초 전. 스코어는 4-4 동점.

한라의 베테랑 심의식에게 노마크 찬스가 났다. 골리(골키퍼)와 1 대 1로 맞선 상황. 심의식이 왼쪽으로 치고 들어가며 골리를 제치고 날린 퍽에 오지제지의 그물이 출렁였다. 승골. 득점을 확인한 심의식은 링크위에 무릎을 꿇으며 포효했고 동료들은 그를 껴안으며 감격을 함께 누렸다.

28일 일본 도마코마이시의 도마코마이 아레나에서 열린 아시아리그에서 한국 유일의 실업팀 한라 위니아는 전일본선수권 33회 우승, 일본리그 13회 우승의 관록을 자랑하는 강호 오지제지에 5-4로 통쾌한 역전승을 따냈다. 빙판 위에 ‘작은 기적’이 일어난 것.

아시아리그에서 상대 전적 3전 전패를 기록했고 전날 경기에서도 2-5로 패했던 한라의 이날 승리는 아무도 예상 못한 일.

한라는 1피리어드 초반 오지제지의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출신 용병 그레고리 팍스와 골게터 스기사와에게 연속골을 내주며 0-2로 끌려갔다. 하지만 한라는 1피리어드 막판 알레스 지마의 골로 추격에 나선 뒤 2피리어드에서 심의식의 동점골로 승부를 3피리어드로 몰고 갔다.

3피리어드에서 골을 내줘 2-3으로 리드당한 한라는 송동환이 동점골을 얻었으나 다시 스기사와에게 한 골을 허용해 3-4. 그러나 한라는 3피리어드 종료 5분을 남겨 놓고 김경태와 심의식의 연속골로 극적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이로써 한라는 5팀(일본 4팀, 한국 1팀)이 참가한 아시아리그에서 4승8패로 4위를 유지했다.

도마코마이(일본)=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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