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베르토 쿠엘류 한국축구대표팀 감독(54)이 새해 한국 축구의 화두로 ‘스피드’를 꼽았다. 포르투갈에서 휴가를 마치고 12일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인천공항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현대축구에서 스피드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모든 선수들이 대표팀의 한자리를 따내기 위해 치열한 쟁탈전을 벌이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람 좋은 옆집 아저씨’형의 지휘 스타일에서 카리스마형으로 변신을 꾀하겠다는 것. 이와 함께 그는 지난해 오만 쇼크와 잇단 A매치 부진이 조직력 빈곤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에 따라 앞으로 개인기보다는 조직력을 앞세운 플레이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쿠엘류 감독은 또 “프로와 대표팀이 50 대 50으로 함께 가야 한다”며 “한국 축구의 균형적인 발전을 위해 (프로구단과 대표팀이) 서로 한발씩 양보하는 자세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는 한국 축구의 전기를 맞을 중요한 해다. 2006독일월드컵 예선이 시작되고 2004아시안컵 본선이 열린다. 2002월드컵 때의 기쁨을 맛보기 위해선 축구인 모두가 하나가 돼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한국 축구가 새로 도약하는 해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진 그는 “여건이 2002월드컵 때와는 판이하게 다르다. 협회의 지원이나 프로선수 차출 등에서 차이가 난다. 하지만 팬들의 기대는 훨씬 높아져 있다. 감독으로서 그 기대를 충족시켜줘야 할 책임이 있지만 지금 상태론 힘들다”고 털어놨다.
지난해엔 대표팀 일정이 별로 없어 프로팀의 요구를 대부분 들어줬지만 올해는 국가대표팀에 중요한 경기가 많아 프로팀이 양보해야 한다는 것. 유로 2000(유럽축구선수권)때 포르투갈이 4강까지 올랐던 것도 협회와 프로팀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자신이 경험한 사례를 들기도 했다.
끝으로 쿠엘류 감독은 “대표팀이 잘돼야 프로팀이 잘될 수 있다는 역 발상이 필요하다”며 “프로팀 경기에 관중이 2000여명밖에 오지 않는 현실을 인정하고 대표팀을 통해서 축구 붐을 일으키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공항=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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