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익산시 춘포면 창평리 갈전마을은 일정한 자격을 갖추고 테스트를 통과해야 하는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정회원이 4명, KPGA의 준회원 격인 세미프로 5명, 레슨프로 7명 등 모두 16명의 프로골퍼를 배출했다.
인근 장목, 남산마을까지 합치면 20명이나 된다.
갈전마을의 경우 주민 수가 불과 150명인 점을 감안할 때 주민 10명 중 1명꼴인 셈이다.
이 중 레슨프로로 활동 중인 박대수씨(39) 집안은 이 마을 뿐 아니라 프로골프계에서도 유명하다.
박씨는 익산시내에서 연습장 3개를 운영하며 레슨프로로 일하고 있고 그의 동생 세수씨(37)는 KPGA 정회원인 프로골퍼이며 형 두수씨(42)와 사촌형 세진씨(40) 역시 세미프로다.
같은 마을 이진희(32), 최경근(39), 이상현(32) 프로골퍼도 KPGA 정회원.
뿐만 아니라 인근 장목마을도 진창현(36) 박영수(36) 골퍼를, 남산마을도 사촌간인 최진규(44) 한규(37) 골퍼 등 KPGA 정회원을 4명이나 배출했다.
이처럼 이들 마을에서 많은 프로골퍼를 배출한 것은 1972년 인근에 조성된 익산컨트리클럽(구 익산팔봉컨트리클럽) 덕분이다.
프로골퍼들은 어린 시절 골프장을 드나들면서 캐디 노릇을 하고 골프공을 주워 팔아 용돈을 벌기도 했으며 나무로 깎은 클럽으로 놀이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골프를 접하게 됐다.
골프와 친해진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학교를 졸업하고 연습장에 취직, 정식으로 골프를 배우면서 프로골퍼로 발돋움하게 된 것.
박대수씨는 "어린시절 골프장은 우리들의 놀이터였다"며 "부모님들이 골프장만 드나든다며 꾸지람을 하기도 했지만 장난꾸러기들이 어엿한 프로골퍼로 성장하자 이제는 동네 어른들이 대견스럽게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익산=김광오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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