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뭄바이에선 마이크로소프트 대신 리눅스가, 코카콜라 대신 설탕물이 환영받는다. 세계화에 대한 ‘대안’인 셈이다. 여기서 세계화에 반대하는 ‘나’는 죽을 때 옷 한 벌 건졌다 해도 수지맞는 장사라 할 수 없다고 여긴다. 강대국의 ‘당신’이 부를 독점한 탓이다. 자본주의와 극심한 경쟁, 불평등,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전쟁까지 현대사회 거의 모든 문제의 원인이 결국 세계화에서 비롯됐다는 지적도 거세다.
▷하지만 국제노동기구(ILO)의 수석경제학자 아지트 고스는 최근 저서 ‘세계화하는 세계에서의 직업과 수입’에서 반세계화그룹의 주장에 일격을 날렸다. 세계화로 빈부격차가 심해지는 게 아니라 빈국과 부국간의 격차가 줄고 생활수준도 되레 높아졌다는 거다. 중국과 인도는 외국자본과 자유무역 덕에 경제에 날개를 달았다. 다국적기업의 노동환경이 열악하다지만 임금도 토종기업보다 높고 일자리가 없는 것보다 백배 낫다. 세계화가 활발해지면 부패와 독재가 사라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컴퓨터를 부수면 나만 손해이듯 세계화를 거스를 수는 없다. 해법은 제대로 된 세계화에서 찾는 게 현명하다. 매일 세계와 경쟁하는 기업과 달리 정부는 국내에서 ‘보호’받는 현실에서 기업보다 수준이 떨어지는 정부가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면 사회 모순은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WSF와 다보스포럼에 모두 참석했던 브라질의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은 다보스가 인정하는 수단으로 WSF가 추구하는 다같이 잘사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밝혀 박수를 받았다. 이제는 반대를 위한 반대 말고 제대로 된 대안을 찾아야 할 때다.
김순덕 논설위원 yu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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