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도 남단 저구마을에 사는 시인 이진우씨네 가족의 시골살이 일기.
‘이민’가는 마음으로 아내, 아들딸과 함께 서울을 떠나 섬 생활을 시작한 지 올해로 4년째. 무작정 내려온 터라 불안하기도 했지만, 이 가족은 “아침에 일어나서 무슨 재미있는 일을 할까” 생각하며 행복하게 살기로 작정했다.
느릿한 일상 중에도, 쇠똥더미에서 발견한 번데기가 박각시나방으로 자라고 아이들은 죽은 갈매기를 위해 무덤을 만들어준다. 연료비를 아끼느라 네 식구는 한 방에 모여 자고, 딸아이는 어린 몸으로 자연을 겪어내며 부쩍 커간다.
시골살이가 외롭지 않느냐고 누가 물으면 시인은 당신은 외롭지 않느냐, 되묻는다. 외로움이란 홀로 태어난 생명들에게 자기 속을 들여다보라 주어지는 시간이라는 것.
“자기 마음을 들여다보노라면 외로움마저 친구처럼 여겨질 겁니다. 알고 보면 외로움도 참 다정합니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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