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미식축구의 최강자를 가리는 제9회 김치볼이 열린 1일 부산대학교 운동장. “셋, 다운, 고.” 쿼터백의 구령에 맞춰 러닝백과 와이드리시버가 기민하게 그라운드를 질주했고 수비수들은 온몸을 날려 태클로 공격을 저지했다.
미국의 슈퍼볼 개막을 하루 앞두고 열린 ‘한국의 슈퍼볼’ 격인 이 경기에서 사회인팀 우승팀 캡스는 노련미를 과시하며 대학팀 챔프 동아대를 23-17로 제압하고 사상 처음 우승컵을 안았다.
캡스는 쿼터백 유경안과 러닝백 서창호가 치밀한 러닝플레이를 펼쳐 패싱플레이로 맞선 동아대의 패기를 잠재웠다. 러닝백 서창호는 1쿼터에 15야드짜리 터치다운, 3쿼터엔 64야드짜리 터치다운을 찍은데 이어 17-17이던 경기종료 34초전 또다시 극적인 터치다운을 성공시켜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캡스는 올해로 7년이 된 미식축구 동호인팀. 방범 보안업체 캡스(주)의 미식축구 마니아들이 1998년 4월 만들었다. 대학 시절 미식축구 서클에서 활약했던 직원들이 주축이 되고, 캡스 직원은 아니지만 미식축구를 사랑하는 은행, 골프장, 보험회사 직원과 체육교사, 자영업자 등 다앙한 직업군이 모여 즐기는 순수 동호회팀이다.
캡스는 이날 승리로 순은 320돈으로 만들어진 15kg짜리 ‘프레지던트 헬멧’ 트로피를 차지했다.
대학리그 결승에서 지난해 김치볼 우승팀 금오공대를 물리치고 통산 4번째 우승을 노렸던 동아대는 ‘아저씨들의 노련미’에 밀려 패배의 쓴잔을 마셨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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