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축구계는 “창단 비용이 줄어 서울연고팀 탄생의 물꼬가 트였다”며 환영했다. 또 축구협회 관계자들도 “50억원이면 된다”며 기업을 상대로 창단을 촉구했다. 당초 축구협회는 분담금 전액을 창단팀에 물릴 계획이었다.
그러나 6일 열린 프로축구연맹 이사회에서 축구협회 조중연 부회장은 “서울 연고팀의 분담금은 150억원”이라고 밝혔다. 창단 작업이 지지부진할 때는 다 지원해 줄 듯하다가 막상 기존 구단 가운데 서울에 입성하겠다는 팀이 나오자 ‘100억원을 더 내야 한다’고 들고 나온 것이다.
축구협회의 논리는 월드컵 잉여금은 축구 전반의 발전을 위해 써야 하며 특정팀에만 혜택을 줄 수는 없다는 것. 그러나 축구계의 숙원인 서울 연고팀 탄생 지원을 특정팀 혜택으로 봐야 하는지는 의문이다. 조 부회장의 말대로라면 서울 연고팀을 창단하려면 최소한 400억원(분담금 150억원+창단 준비금 150억원+운영자금)이 드는데 어느 기업이 나서겠는가.
당초 축구협회는 서울월드컵경기장을 기존 구단이 아닌 신생팀의 홈구장으로 줄 계획이었다. 현재 13개(상무 포함)인 프로구단을 늘려 축구를 활성화시키겠다는 생각에서였다.
이 같은 방침을 감안하더라도 축구협회의 태도가 바뀐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신생팀이 안 되면 기존팀에라도 기회를 줘야 한다’는 여론에 밀려 연고지 이전을 허용하는 척하며 뒤로는 방해하는 꼼수를 쓰고 있다는 비난이 나오는 것은 그래서다.
영국의 ‘월드사커’지는 지난해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세계 10대 경기장으로 선정했다. 그토록 아름다운 경기장이 축구협회의 ‘몽니’ 때문에 연고팀 없는 빈 경기장으로 남아야 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축구 발전을 저해하는 것이다.
양종구 스포츠레저부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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