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3국의 프로기사가 5명씩 연승전으로 맞붙는 농심배는 14일 오후 3시(한국시간) 중국 상하이 왕바오허호텔에서 열리는 이 9단과 린 9단의 마지막 대국을 남기고 있다. 이 9단은 13일 열린 이 대회 13국에서 일본의 가토 마사오 9단에게 230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뒀다.
최종전에서 맞붙는 이 9단과 린 9단에게는 구원(舊怨)이 있다. 1992년 동양증권배 세계바둑대회 결승전에서 이 9단이 린 9단을 3 대 2로 꺾었던 것. 당시 세계대회에 약하다는 평을 듣던 이 9단은 이 승리로 최연소 세계대회 우승 기록(만 17세)을 세우며 화려하게 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프로기사들은 이번 대국에서 이 9단이 6 대 4로 우세하다고 점친다. 올해 62세로 전성기를 훨씬 넘긴 린 9단이 세계 최강 위치를 확고히 지키고 있는 29세의 이 9단을 상대하기는 힘에 부친다는 것.
그러나 일본팀은 린 9단이 진다 해도 이 대회 출전 이래 역대 최고 성적을 낸다. 장쉬 9단 2연승, 고바야시 고이치 9단 3연승, 가토 9단 1승 등 6승을 거뒀기 때문. 일본은 1, 2회 대회 때 4승, 3회 1승, 4회 2승을 거뒀다. 한국팀은 국내 선발전을 거쳐 허영호 홍민표 3단, 박지은 4단, 원성진 5단, 이창호 9단으로 구성됐다. 이 중 원 5단과 이 9단을 뺀 3명은 국제 대회 경험이 없었으며, 모두 1승도 챙기지 못했다. 하지만 원 5단이 고바야시 고이치 9단 등을 차례로 물리치며 3연승을 거둬 한국팀을 수렁에서 건졌다.
중국은 우승을 노리며 최강팀을 구성했으나 왕레이 9단의 2승, 구리 7단의 1승 외에는 나머지 3명 모두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탈락했다.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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