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개인병원으로는 처음으로 심장수술 2만건을 달성한 경기 부천시 소사구 부천세종병원 박영관 이사장(66)은 “양보다는 심장수술 환자의 평균 생존율이 99%로 다른 병원 평균 95%보다 월등히 앞서는 질적인 성과가 더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어떻게 이런 높은 생존율이 가능할까. 박 이사장은 “기초의학에 대한 아낌없는 투자와 각 부서간의 뛰어난 팀워크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만일 환자가 수술 받다가 사망하면 보호자를 설득해 환자의 심장을 부검해서라도 원인을 철저히 밝힌다는 것. 원인규명을 위해 기초의학 분야의 해부병리학 전문의들이 같이 참여한다. 따라서 국내 병원들의 평균 부검률은 0.1%이지만 세종병원의 부검률은 70%나 된다.
또 소아과 내과 방사선과의 진단팀과 흉부외과 마취과 등의 팀워크도 자랑할 만하다. 단적으로 이 병원엔 다른 과에 협진을 요청하는 ‘의뢰서’가 없다.
박 이사장은 “두 팀이 같이 회진을 돌다가 환자에게 이상이 생기면 직접 이야기하면서 즉각 대처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통상 대학병원이라면 다른 과에 의뢰서를 보내고 답변을 듣는 데만 3∼4시간 이상 걸린다. 그는 한양대병원 교수로 10여년 재직한 뒤 82년 이곳 부천에 터를 잡았다. 당시 심장수술을 받으면 10명 중 7명은 죽던 시절이라 심장전문병원을 만들겠다는 말에 주위의 친구들은 만류를 거듭했다.
박 이사장은 “당시에는 선천성심장병을 가진 신생아가 매년 8000여명이 발생했지만 병원이 부족해 치료 받을 수 있는 환자는 300∼400명에 불과했다”며 “또 육류섭취가 증가해 10∼20년 뒤엔 심장질환 환자들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다”며 병원 설립 배경을 말했다.
때마침 정부에서 의료취약 지역인 부천에 병원을 건립하자 건축비와 의료장비를 재정적으로 지원해 주었기 때문에 병원을 운영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그는 앞으로 심장병을 줄이기 위해선 많이 먹고, 담배 피우고, 운동 안하는 3가지 잘못된 생활습관을 개선해야 된다고 지적했다.
박 이사장은 이를 위해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무료건강강좌를 열고 주민들과 함께 하는 걷기운동, 무료 콜레스테롤 검사 등 심장병을 줄이기 위한 범시민적 캠페인을 펼칠 예정이다.
이진한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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