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희암의 버저비터]코트의 별들 ‘쇼쇼쇼’ 하승진을 이 무대서 본다면

  • 입력 2004년 2월 16일 18시 24분


지난 주말부터 16일까지 황홀한 경험을 했다. ‘꿈의 무대’로 불리는 미국프로농구(NBA) 올스타전을 현장에서 직접 본 것이다.

LA 레이커스의 홈코트인 스테이플스센터. 동부와 서부콘퍼런스의 대결이 벌어진 16일 9층 높이의 이 체육관 앞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200달러인 입장권 암표가격이 7000달러까지 치솟았으니 그 열기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올스타전은 축제 한마당이었다. 캘리포니아 주지사인 아널드 슈워제네거가 개회선언을 하고 TV 해설 박스엔 왕년의 스타 매직 존슨과 찰스 바클리, 여기에 NBA를 대표하는 ‘별 중의 별’들이 한 코트에서 뛰니 황홀할 수밖에….

관중석에도 별들이 그득했다. 테니스 스타 세레나 윌리엄스, 농구광인 영화배우 잭 니컬슨과 윌 스미스, 슈퍼모델 나오미 캠벨…. 미국에서 농구 유학 중인 안준호 전 삼성 코치, 신동찬 전 금호생명 감독과 만난 것도 체육관 안에서였다.

올스타전이 열리는 주간엔 잼-세션(Jam-Session)이라는 행사가 펼쳐진다. LA 컨벤션센터에선 빌 러셀, 카림 압둘 자바 같은 전설적인 선수들이 직접 어린이 팬들에게 농구지도를 한다. 메인이벤트인 동 서부 콘퍼런스 대결 외에도 프로 2년차 선수들과 신인들의 경기인 루키 챌린저, 3점슛 대회, 덩크슛 대회 등 다채로운 행사가 이어진다.

팬서비스도 빠지지 않았다. 매일 경기를 마친 후 수천명의 관중을 만찬에 초청한 것이 대표적이다. 먹고 마시며 웃고 떠드는 농구팬들, 농구 속에서 사는 그들이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들처럼 보였다면 지나친 생각일까.

특이한 것은 주최측이 중국 정부와 체육계 인사들을 대거 초청해 제일 좋은 자리를 배정하는 등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NBA엔 휴스턴 로키츠의 야오밍, 토론토 랩터스의 멩크 바티르, 마이애미 히트의 왕즈즈 등 중국 국가대표 출신 3명이 뛰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 중국에서 선수를 수입해야 하니 미리 환심을 사두려는 의도일 게다.

문득 하승진 선수가 떠올랐다. 그는 지금 6월의 NBA 드래프트를 목표로 이곳 미국에서 훈련 중이다. 그가 한국농구사상 첫 NBA 선수가 되면 우리 모두 얼마나 기쁠까. 그리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올스타가 되면 올스타전은 더 이상 남의 잔치가 아닌 우리의 잔치가 되겠지.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MBC 농구해설위원 cowm55@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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