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崔와 昌의 결단을 촉구한다

한나라당이 ‘최병렬 대표 용퇴’ 쪽으로 의견을 모아 가고 있으나 최 대표는 여전히 퇴진에 부정적이라고 한다. 그가 끝까지 사퇴를 거부할 경우 당은 분당(分黨)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 우리는 최 대표가 용퇴하는 것이 문제 해결의 바른 방향이라고 본다.

“최 대표로는 안 된다”는 인식이 대세라면 더 버티는 것은 변화를 위한 몸부림마저 추악한 당권 다툼으로 변질시키고 말 것이다. 이는 당을 두 번 죽이는 것이다. 최 대표는 빠른 결단을 내려야 한다.

이회창 전 총재도 예외일 수는 없다고 본다. 당이 이 지경에 이른 것은 궁극적으로 이씨의 책임이다. 그의 당선을 위해서 모금한 불법 대선자금으로 당은 ‘차떼기 당’이란 오명을 얻었다. 심지어 대선 과정에서 자민련 총재대행이었던 이인제 의원측에 한나라당에 ‘유리한 활동’을 기대한다며 5억원을 제공한 혐의까지 받고 있다.

두 차례나 당의 대선 후보였고 당원들의 존경을 받았던 이씨라면 당을 살리기 위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 스스로도 지난해 대(對)국민 사과에서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으며 감옥에 가더라도 내가 가겠다”고 하지 않았는가.

최 대표와 이씨는 한나라당이 진정한 보수세력의 결집체로 다시 태어나는 것을 도와야 한다. 책임을 떠넘기거나, 정계를 은퇴했으므로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는 자세를 보여서는 안 된다. 당이 ‘부패 수구집단’이란 이미지를 벗을 수만 있다면 자신은 물론 불법 자금과 관련된 인물들과 함께 한 시대를 마감하겠다는 각오와 용기를 보여줘야 한다.

옛 영화나 그리워하면서 기득권에 안주하려는 부패 수구 세력은 진정한 보수가 아니다. 최 대표와 이씨가 앞장서서 그런 세력을 건전하고 합리적인 보수 세력으로 바꿔야 한다. 이를 위해선 당의 변화에 걸림돌이 되는 이들에게 앞장서서 용퇴를 권해야 한다.

그것이 당과 나라를 위한 마지막 봉사일 것이다. 위기는 기회다. 한나라당에 진정한 보수의 새 살이 돋도록 해야 한다. 최 대표와 이씨가 헌신(獻身)의 결단을 내려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