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예순을 바라보는 나이였고, 신랑은 20세 연하의 건설 노동자였다. 건축현장에서 시간당 20달러를 받고 흙을 나르던 중장비기사였다. 그녀는 그를 알코올환자 치료센터에서 만났다.
팝스타 마이클 잭슨의 목장에서 열린 결혼식에는 미국의 전직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과 제럴드 포드가 초대됐다. 식장은 빨간 장미와 자주색 난초, 노란 백합으로 뒤덮였고 꽃값으로 17만6000달러(약 2억원)가 지불됐다.
엘리자베스 테일러. 그녀의 남성편력은 화려하다.
호텔 재벌 콘라드 힐튼 2세, 배우 마이클 와일딩, 영화제작자 마이크 토드, 가수 에디 피셔, 배우 리처드 버튼, 공화당 상원의원 존 워너…. 버튼과는 두 번 결혼하고 두 번 이혼했다. 그는 유일하게 ‘오래된 남자’였다.
일본에서는 그녀의 애칭을 따 ‘리즈’라는 이혼 전문지가 창간된다. “참지 말고 이혼하라.” 잡지의 슬로건이다.
스크린에서 그녀의 아름다움은 찬란하게 빛났다. 영화 ‘젊은이의 양지’, ‘자이언트’, ‘클레오파트라’에서 그녀의 고혹적인 눈빛은 관객들의 혼을 빨아들였다.
그녀는 ‘미(美)의 상징’이었다. 오드리 헵번의 우아함, 그레타 가보르의 은둔자의 신비, 그레이스 켈리의 차가운 열정. 그녀는 그 모든 것이었다.
그녀의 삶은 영화와 동일시된다.
수많은 작품에서 그는 직업을 가진 여성으로 나온 적이 없으며, 가사를 하는 모습조차 보여주지 않는다. 극중에서조차 노동으로 그녀의 아름다움이 흐트러지는 것을 아무도 원하지 않았다.
미국 에이즈연구재단을 운영하고 있는 테일러. 그녀의 주변에는 ‘동성애 남자’들이 들끓었다.
버튼은 로렌스 올리비에와 ‘사귄’ 양성애자였다. 그녀와 깊은 우정을 나누었던 록 허드슨, 제임스 딘, 테네시 윌리엄스, 몽고메리 클리프트, 로디 맥도웰도 동성애자다.
“그녀는 동성애를 즐기는 남자들에게 편안함을 느꼈고, 잠자리를 함께할 수 없음에도 자신에게서 헤어나지 못하는 많은 남자들에게 진한 연민을 느꼈다”.(전기작가 앨리스 앰범)
이기우기자 key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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