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모더니즘 문학의 시조로 일컬어지는 아르헨티나 작가 보르헤스(1899∼1986)가 일곱 가지 주제를 7일에 걸쳐 강연한 내용을 묶은 책이다. 신곡, 악몽, 천 하루 밤의 이야기, 불교, 시, 카발라, 실명이 각 장의 주제다.
생전에 “천국은 아마 도서관과 같은 곳일 것”이라고 말하곤 했던 보르헤스는 주로 도서관장으로 일했다. 책들을 독파하는 데 자기 시간의 대부분을 보냈으나 결국 도서관장직을 잃었고 시력도 거의 상실해 버렸다. 그는 결국 생계 수단으로 1977년 여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콜리세오 극장에서 7일간 문학강연에 나섰다. 마지막 장인 ‘실명’은 작가 자신의 다짐을 강연 내용으로 삼은 듯하다.
“예술가는 무슨 일이 일어나도 그것을 ‘수단’으로 삼아야 합니다. 수치와 장애와 불행, 그 모든 것이 예술의 재료가 되는 것입니다.”
권기태기자 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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