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 대표와 경제부총리가 의견을 나누는 것은 나무랄 일이 아니다. 문제는 경제원칙에 어긋나는 선심성 정책의 냄새가 짙다는 점이다. 이 부총리는 부작용을 제대로 따져보지도 않고 즉석에서 ‘적극 검토’를 약속했으니 열린우리당에 대한 총선 지원이라는 비판을 받을 만하다. 정부가 특소세 인하 방침을 미리 밝힌 것도 실제 인하 시점까지 소비를 지연시켜 경제 회복을 더디게 하는 부작용이 있다.
대부분의 선심성 정책은 경제의 최후 안전판이라는 재정에 충격을 준다. 선심 소지만 보여도 형평성 시비를 부르고, 총선 분위기를 틈탄 집단이기주의를 부채질하기 십상이다. 한마디로 득표용 인기몰이 정책은 심한 후유증을 낳고 결국 다수 국민에게 해악이 되기 때문에 ‘경제의 독약’이나 다름없다.
물론 서민생활 안정에 꼭 필요한 정책은 총선일정과 상관없이 시행해야 한다. 하지만 급하지도 않으면서 선심 시비를 부르는 정책은 가급적 총선 이후에 논의해야 한다.
지금 정부가 시급히 챙길 일은 해외에서 밀려오는 악재에 대한 대책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과 스페인 열차 테러 등의 영향으로 국제유가가 요동치면서 서울지역 휘발유와 경유 값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제정치와 세계경제의 긴박한 움직임을 면밀히 살피고 기민하게 대처해 국내 경제의 충격을 최소화하는 게 급선무다. 원자재난 대응과 같은 ‘뒷북 대책’을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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