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대회 참가를 앞두고 한국을 방문한 동티모르 유소년 축구팀 김신환(47) 감독은 21일 성남에서 열린 상원초등학교 축구팀과의 친선 경기에서 4-2로 승리한 뒤 눈물을 글썽였다.
그 동안 고생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던 것. 김 감독은 사업 구상 차 동티모르를 방문했다가 지난해 1월 유소년 팀을 맡았다.
그는 오는 25일부터 29일까지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제30회 리베리노컵 국제소년축구대회 참가 초청을 받았지만 항공료가 없어 포기하려고 했다. 다행히 인도네시아 머르파티 항공과 한국 아시아나 항공이 항공료를 지원하겠다고 나서 참가가 성사됐다.
대회 참가를 앞두고 선수들에게 한국을 알려주고 싶어 잠시 입국했다는 김 감독은 “한국이 동티모르를 통치했던 포르투갈을 월드컵에서 꺾는 바람에 아이들이 한국축구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만 11세 이하로 구성된 선수 16명 가운데 동티모르 파병 상록수 부대의 관할 지역에 살던 소년이 4명이나 된다.
김 감독은 “동티모르에서는 가난 때문에 고구마나 옥수수를 먹는 게 고작인데 한국에 와서 좋은 음식을 마음껏 먹게 돼 선수들이 너무 좋아한다”고 말했다. 동티모르 유소년 팀은 바람 빠진 낡은 공으로 연습할 정도로 환경이 열악하다는 것.
김 감독은 “보수도 없지만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모습에서 가르치는 보람을 느낀다”며 “선수들이 발재간이 있어 체계적으로 가르친다면 동남아시아에서 강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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