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널드 레이건 이래 미 공화당 정부가 20여년에 걸쳐 집요하게 추진해온 핵미사일의 ‘우주방패’ 전략. 스타워즈는 그 이름만큼이나 휘황찬란한 전개 양상을 보여 왔다.
1983년 3월. 레이건은 전국에 중계된 TV연설에서 소련을 ‘악의 제국’이라 지칭하며 ‘핵미사일의 무력화와 폐기’를 위한 전략방위구상(SDI)을 내놓았다. 스타워즈의 총성이 울린 것이다.
마침내 우주 공간은 육지, 바다, 하늘에 이어 4번째로 중요한 군사작전지역이 되었다!
1990년대 들어 냉전이 종식되면서 SDI는 그 이론적 근거가 소멸(消滅)되는 듯했다. 그러나 ‘아버지 부시’ 대통령에 의해 ‘제한적 탄도미사일 방위전략(GPALS)’이란 다소 애매하고 위축된 모습으로 다시 출현한다. 타깃은 소련 대신 이라크 같은 ‘불량국가’였다.
빌 클린턴 행정부는 ‘마지못해’ 국가미사일방어(NMD) 체제를 통해 그 골간을 유지했다.
그는 스타워즈에 부정적이었으나 북핵 해결을 위한 ‘페리 구상’을 의회에 설득시켜야 했다. 공화당이 지배하고 있는 의회의 NMD 예산편성 요구를 받아들이는 타협이 이루어진다. 평화와 무기의 맞교환이었다.
그리고 조지 W 부시 행정부 들어 NMD에 비해 보다 포괄적인 미사일방어(MD) 계획이 발표된다. 부시는 NMD에서 ‘N(National)’을 뺌으로써 동맹국들을 포섭한 전 지구적 차원의 미사일방어망을 구축하려는 야심을 내비쳤다.
그런데 그게 가능하기는 한 것일까.
과학자들은 “유도탄의 센서가 차가운 목표물을 5000km 떨어진 거리에서 감지해야 한다”며 MD 구축의 실효성과 기술적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스타워즈는 정부의 사기극이자 백악관의 ‘정치공작’이라는 음모론도 흘러나온다.
비판론자들은 공화당 정부가 레이건 시절부터 ‘건 벨트(gun belt)’의 강력한 후원을 받아왔다며 스타워즈의 배후로 군산(軍産)복합체를 지목하고 있다. ‘건 벨트’는 방산업체들이 빼곡히 들어찬 캘리포니아 일대 태평양 연안을 가리킨다.
스타워즈. 그것은 오래된 ‘스모킹 건(smoking gun)’인가.
이기우기자 keywoo@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