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스톱 리빙 확산=경기 용인시 구성읍 동일하이빌에 사는 주부 최모씨(45)는 주말마다 단지 내 등산로를 따라 법화산을 오른다.
1시간 동안 등산을 끝내면 단지 내 피트니스센터로 향한다. 이곳에서 수영을 하고 사우나로 마무리한다. 운동시간이 길어질 때면 단지 내 독서실에서 공부하는 아들과 함께 집으로 돌아가기도 한다.
최씨는 “단지 바깥으로 나갈 일이 별로 없다”며 “원스톱 생활에 대한 입소문이 나면서 아파트 값도 주변 아파트보다 높다”고 말했다.
원스톱 기능은 일반 아파트보다 주상복합 아파트에서 두드러진다. 개별 건물 내에 운동, 휴식 등의 시설이 마련되기 때문이다.
4월 경기 부천시 중동신도시에 공급될 주상복합타운 ‘위브 더 스테이트’는 20개 동(棟)으로 구성된다. 각 동은 둥근 모양의 브리지(다리)를 통해 연결된다. 브리지는 단지 내 생활편의시설과 붙어 있어 원스톱 리빙의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비나 눈을 맞지 않고 단지 곳곳으로 갈 수 있는 것도 브리지의 장점.
3월 공급된 서울 구로구 ‘LG신구로 자이’는 지상 통로를 통해 구로역과 애경백화점으로 바로 연결된다. 단지 내의 부족한 기능을 외부와의 연결로 해결한 사례다.
행정업무까지 아파트에서 해결하는 곳도 있다.
동일토건은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짓는 주상복합 ‘동일하이빌’에 동사무소 분소를 유치했다. 이 아파트 지하는 서울지하철 2호선 서초역과 바로 연결된다.
쌍용건설 우림건설 등 5개 업체가 충북 청원군 오창지구에 짓는 5557가구도 단지 전체가 원스톱 리빙 개념으로 설계됐다.
▽내부는 편리하고 건강하게=삼성건설은 경기 성남시 금광동에 짓는 ‘삼성래미안’에 차음(遮音)형 안방 문을 시공키로 했다.
문을 닫으면 차단막이 자동으로 내려오고 문틈에는 고무 차음장치가 마련된다. 부부의 사생활을 보호하고 문을 여닫는 소리를 줄이기 위한 것.
키가 큰 주부는 일반 상품보다 6cm 이상 높은 싱크대를 선택하도록 하는 업체도 늘고 있다. 반면 욕조 높이는 낮아지는 추세다. LG건설은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욕조 높이를 15cm 낮춘 아파트를 선보이고 있다.
홈시어터에 필요한 전선이나 에어컨 배관을 바닥이나 벽체 속에 설치하는 곳도 많다. 이는 전선이나 배관이 바깥에 드러나 미관을 해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
내부 설계는 햇볕과 바람이 잘 통하는 데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서초동 동일하이빌은 동서남북 네 방향으로 모두 발코니를 갖춘 설계도면이 적용된다.
대우건설은 전면 발코니 쪽에 방과 거실, 부엌 등을 나란히 배치하는 평면을 개발했다.
이는 주부들의 동선(動線)을 줄이고 집이 넓어 보이는 게 특징이다.
반신욕(半身浴) 욕조, 친환경 페인트, 저(低)화학물질 마감재 등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조경과 편의시설이 프리미엄=최근 지역을 대표하는 아파트 값이 크게 오르고 있다. 이른바 ‘랜드마크 프리미엄’에 따른 가격 차별화다.
구로구 신도림동 대림 e편한세상, 경기 용인시 수지LG빌리지, 용산구 한강로 시티파크 등은 지역을 대표하는 단지. 이들은 단지 내 조경이 뛰어나거나 건물 모양이 독특하다.
신도림4차 e편한세상은 뛰어난 조경 덕분에 지역의 대표 아파트로 자리 잡았다. 아파트 값도 30평형대를 기준으로 주변 시세에 비해 1억원 남짓 높다.
우림건설이 충북 오창지구에 공급 중인 아파트는 120m 길이의 실개천과 생태연못을 갖출 예정이다.
해밀컨설팅 황용천 사장은 “고층 주상복합은 건축적 아름다움이 아파트 값에 반영되는 특징이 있다”고 말했다.
이은우기자 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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