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의장은 “20, 30대가 투표를 안 하는 경향이 있어 독려 차원에서 한 말”이라고 해명했지만 참으로 경솔한 발언이다. 실질적 여당의 대표이자 차기 지도자 후보로 거론되는 정치인이라면 말 한마디 한마디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당장 선거가 걱정이다. 그렇지 않아도 지역대표를 뽑는 총선이 ‘탄핵 찬반 선거’가 돼 정책도, 인물도 실종됐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여기에 세대 갈등까지 추가되면 총선의 진정한 의미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겠는가.
정 의장은 더 본질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그는 “60, 70대들은 무대에서 퇴장하실 분이니까 꼭 (우리의) 미래를 결정해 놓을 필요는 없다”고 했다. 심각한 역사의식의 빈곤이 아닐 수 없다. 정 의장의 눈에는 촛불집회에 참석한 젊은 세대만이 이 시대를 끌고 갈 주역으로 보이는지 묻고 싶다. 오늘은 과거의 축적이고, 그 오늘이 다시 쌓여 미래를 이루는 것이다. 60, 70대가 땀과 눈물로 일궈 낸 성취가 없었다면 오늘의 20, 30대가 어떻게 존재할 수 있겠는가.
정 의장의 발언이 행여 지지율 급등에 따른 오만(傲慢)에서 나온 것이라면 민심의 생리를 너무도 모르는 것이다. 겸손하지 않은 정당, 나이로 편을 나누는 인상을 주는 정당이라면 유권자는 실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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