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 문학평론가인 지은이가 ‘함부로 쏜 화살’ 이후 15년 만에 펴낸 산문집이다. ‘책 읽기와 세상 보기’라는 부제처럼 읽은 책들에 대한 글들이 많다. 오랫동안 취미로 삼아 온 음악감상 이야기와 1970년대 초 미국 유학 시절에 대한 추억 등 개인사에 얽힌 이야기, 원로로서 사회에 일침을 가하거나 인생담을 들려주는 산문들도 재미있게 읽힌다. 명료하며, 담백한 ‘유종호 문장’의 장점을 만끽할 수 있다.
“오다가다 만난 사람의 무심한 눈인사나 조그마한 친절도 눈물겹도록 고맙고 아름답게 느껴질 것이다. 이승에 와서 단 한번 걷는 길이라고 생각하면 예사로운 시골길조차도 순간 어떤 의미로 가득 차게 되는 것이다.”
산문 ‘내 정신의 망명처’에는 ‘망명하듯’ 음악에 빠진 사연이 나온다. 지은이는 ‘음악 없는 삶은 하나의 오류’라고 했던 니체의 말을 믿는다고 했다.
권기태기자 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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