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이 계속 흐르게 하라. 책 속이 아니라, 이 땅 위에서.”
1980년 11월 ‘서부의 소로’라고 불리던 저자는 너덜너덜하고 기름때가 낀 ‘월든, 혹은 숲속에서의 삶’ 문고판을 꺼내들고 유타주 그린강을 기점으로 강물 여행을 시작했다.
소로나 마크 트웨인 시절과 달리 저자가 살아가는 20세기 자본주의 체제에서의 자연은 언제나 거기에 있는 관조의 대상이 아니라 개인이 온 힘을 다해도 보전하기 힘든 보물이 됐다. 62년간의 생애 중 23년을 강물 위를 흘러가며 자유인으로 살아간 저자는 특유의 유머와 위트로 인간의 환경 파괴를 비아냥대며 20세기 철학과 문학에 대한 단상을 쏟아낸다. 속도감 넘치고 아름다운 그의 수필을 읽고 있노라면 투명한 여름 햇빛 아래 힘차게 노를 저어 급류를 타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져든다.
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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