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전주에서 열린 TG삼보와 KCC의 2003∼2004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3차전. 홈 원주에서 2연패에 빠진 TG삼보는 극도의 부진을 보였던 홀이 팀 최다인 27득점, 9리바운드를 올린 데 힘입어 78-70으로 이겼다.
7전4선승제의 챔프전에서 2연패 끝에 1승을 신고한 TG삼보는 2년 연속 정상을 향한 희망을 살렸다. 정규리그 최우수선수인 TG삼보 김주성은 21득점.
KCC는 민렌드(32득점)와 이상민(18득점, 9리바운드, 9어시스트)이 공격을 이끌었으나 추승균이 무득점에 묶인 데다 조성원도 4점에 머물며 플레이오프 5연승 행진을 멈췄다.
4차전은 4일 전주에서 벌어진다.
1, 2차전에서 평균 8.5점에 그치며 ‘블랙홀’이라는 비난까지 들었던 홀은 4쿼터에 팀 득점(23점)의 절반 가까운 11점을 집중시키는 ‘속죄 투혼’을 보였다. 3쿼터에 농구화 밑창이 떨어질 만큼 열심히 뛰어다닌 홀은 “신발을 바꿔 신은 게 좋은 조짐이었던 것 같다. 앞으로도 오늘처럼 최선을 다하겠다”며 모처럼 웃었다.
TG삼보 전창진 감독의 뚝심어린 용병술도 돋보였다. 슬럼프에 빠진 홀을 어르고 달래서 제 기량을 되찾게 한 전 감독은 출전 시간을 두고 고민했던 허재를 ‘베스트5’로 기용한 대신 체력이 바닥나는 4쿼터에는 단 1초도 내보내지 않았다. KCC로부터 ‘허재가 오래 뛰어야 승산이 있다’는 얘기를 전해 듣고 오히려 허재를 선발 출전시키는 강수를 둔 것. 챔프전 들어 가장 적은 16분을 뛴 허재는 무리한 공격 대신 패스에 치중하며 경기 초반 분위기를 이끌었다.
3쿼터까지 7차례 동점을 거듭한 TG삼보는 63-62로 앞선 4쿼터 중반 홀과 김주성의 골밑 공략으로 연속 6점을 보태 경기 종료 4분15초 전 7점차로 달아났다. 승기를 잡은 TG삼보는 홀의 어시스트를 받은 김주성의 골밑슛에 이어 홀이 자유투로 다시 2점을 보태 종료 2분 전 73-65를 만들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전주=이원홍기자 bluesky@donga.com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양팀 감독의 말▼
▽TG삼보 전창진 감독=오늘 지면 사실상 우승할 가능성이 없어진다고 생각했다. 수비가 잘돼서 이겼다. 선수들이 수비전술에 대한 자신감을 찾은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공격은 아직도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 전술변화로 4차전을 준비하겠다.
▽KCC 신선우 감독=오늘 수비는 어느 정도 됐는데 공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 아쉽다. 외곽슛이 제대로 들어가지 않자 인사이드 공격에서도 무리한 모습이 자주 나왔다. 평상시처럼 차분한 마음가짐으로 4차전을 준비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나오리라고 본다.
전주=이원홍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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