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선거철 농촌 “인력난 옛말”

  • 입력 2004년 4월 7일 18시 54분


7일 오후 경남 진주시 수곡면 비닐하우스에서 인부들과 딸기를 수확하던 김태회씨(46)는 “이번 총선에는 특별히 일손이 모자란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고 기자에게 말했다. 선거운동원으로 빠져나가는 농촌 인력의 유출 현상이 없다는 얘기였다.

선거 때만 되면 일손 부족으로 발을 동동 굴렀던 농촌지역 풍속도가 크게 바뀌고 있다.

김씨는 “딸기는 수확시기를 하루만 놓쳐도 값이 달라지는데, 과거 선거 때는 일손 부족으로 제때에 딸기를 수확하지 못해 손해를 많이 봤다”며 “그러나 요즘 같으면 농사지을 만하다”고 부연했다.

경남 밀양시에서 하우스 수박 재배를 하는 김정대씨(69)도 “과거 선거철이면 농사일을 모르는 외지 사람까지 구해다 썼는데, 일이 손에 익지 않은 이들이 농산물을 파손하기도 하고 작업 시간도 오래 걸려 이중으로 손해를 봤다”며 웃었다.

일부 농촌지역에서는 선거운동원들이 선거운동의 한 방법으로 농촌 일손돕기에 나서는 경우도 있어 농민을 더욱 즐겁게 하고 있다. 경남 밀양 창녕 선거구의 한 후보의 운동원 김모씨(60)는 “선거구 내의 하우스를 돌며 하루 6∼8시간씩 일손을 돕고 있다”며 “다른 운동 방식보다 훨씬 반응이 좋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이런 현상을 달가워하는 사람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진주시의 한 토마토 하우스에서 품을 팔던 이모씨(47)는 “선거철에는 보통 20∼30%씩 품삯이 오르는 ‘특수’가 있었으나 요즘은 선거를 하는지조차 모르겠다”고 푸념했다. 지난 총선 때 선거운동원으로 뛰었다는 서모씨(42)는 “선거기간 중 열흘 정도 따라다니면 50만원 정도를 벌었는데 이번에는 그런 가욋돈은 꿈도 못 꾼다”고 말했다.

창원=김재영기자 ja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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