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전히 걱정스러운 것은 후보자를 알 기회가 과거에 비해 크게 줄어든 상태에서 선거가 치러진다는 점이다. 개정된 선거법으로 각종 연설회가 없어진 데다 강력한 단속으로 후보자들이 유권자들과 만나는 것조차 부담스럽게 느낄 정도다. 이에 따라 금품 살포, 향응 제공 등 구태(舊態)는 많이 사라졌다지만 후보자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기회도 함께 줄었다.
지역구별로 후보자들끼리 TV토론을 갖도록 돼 있지만 이 또한 잘 안 되고 있다. 우세한 후보가 토론을 꺼리거나, 토론이 성사되더라도 준비한 원고만을 읽고 마는 후보가 많아 당초 기대했던 활발한 토론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선거가 온통 ‘바람’에 휩쓸리고 있는 듯한 분위기다. 탄풍(彈風) 노풍(老風) 박풍(朴風) 속에서 인물도 정책도 사라지고 오직 중앙당 대표와 이미지만 춤추고 있는 양상이다. 누가 더 지역과 국가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인가를 따지는 일은 이미 뒷전이다.
‘후보자 바로 알기’는 민주시민으로서 최소한의 도덕적 의무다. 어떤 인물인지 모르거나 알려고 하지 않는다면 주권자로서 귀중한 한 표를 행사할 자격이 없다. 정치를 바로잡으려면 제대로 된 인물을 뽑아야 하고, 그런 인물을 고르려면 유권자가 눈을 밝게 뜨고 그만한 수고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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