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이 디봇에 빠졌을 경우 볼 터치의 유혹을 떨쳐버리기란 쉽지 않다. 심지어 로스트 볼을 찾으러 가서 ‘알까기’한 뒤 “찾았다”고 외치는 양심불량 골퍼도 있다.
공식경기라면 볼 터치는 2벌타, ‘알까기’는 실격에 해당되는 ‘중대 범죄’.
에이스회원권거래소(www.acegolf.co.kr)가 최근 인터넷 회원 400명을 대상으로 9일간 ‘한국 주말골퍼의 양심’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볼 터치 항목에서 ‘가끔 한다’가 59%, ‘내기골프일 때는 한다’가 5%, ‘자주 한다’가 2%로 나타났다. 국내 주말골퍼 중 66%는 ‘터치플레이어’인 셈. 볼터치 하는 곳은 페이웨이 디봇(36%)과 러프(10%) 라이가 안좋을 때(6%) 장애물이 있을 때(5%)의 순.
철면피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알까기’ 항목에서도 23%가 ‘가끔 한다’, 1%는 ‘매우 자주 한다’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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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는 자기 자신이 심판인 독특한 스포츠. 때문에 양심을 버리면 골프는 스포츠로서 존립할 수 없다. 특히 골프는 공이 놓인 상태가 샷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디봇에서 빼내면 미스 샷 방지는 물론 우드를 잡을 수도 있다.
갤러리가 많은 공식대회와 달리 주말골퍼의 친선 라운드에서는 규칙위반이 비일비재하다. 내기골프에선 순진하게 규칙을 지키는 골퍼는 2중으로 피해를 본다. 돈을 잃는 것은 물론 ‘상습 위반자’의 플레이를 감시하다 보면 자신의 플레이가 엉망이 되기 때문.
스트레스 해소가 주목적인 주말골퍼의 라운드는 개인경기가 아닌 단체경기. 그러기에 눈속임은 그 날 모임을 엉망으로 만들 수밖에 없다. 동반자 서로가 감시의 눈초리를 번뜩이다보면 오히려 스트레스가 더 쌓인다.
반칙으로 작성한 싱글 스코어와 양심을 팔아 챙긴 돈 몇 푼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안영식기자 ysa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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