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그린재킷’ 실패한 우즈 ‘그린베레’ 쓰고 병영체험

  • 입력 2004년 4월 13일 19시 12분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사진)가 ‘그린 재킷’을 입는 대신 ‘그린 베레’를 썼다.

12일 끝난 2004마스터스 골프대회에서 22위로 부진해 팬들에게 실망을 안겼던 우즈는 4일간의 병영체험을 위해 13일 자신의 전용기를 타고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포트 브래그에 도착했다.

우즈는 도착 직후 명찰이 달린 얼룩무늬 전투복을 지급받은 뒤 부대와 병영 전반에 관한 오리엔테이션을 받았다. 그는 비공개 병영체험을 원해 언론과의 인터뷰는 하지 않았다.

포트 브래그는 대 게릴라 특전부대인 ‘그린 베레’가 배속된 미 육군 제18공수군단의 주둔지이자 베트남전 당시 그린 베레의 훈련장소.

우즈는 베트남전 참전을 위해 1963년 이곳에서 ‘그린 베레’로 훈련받았던 아버지 얼 우즈의 권유로 이색체험을 하게 됐다. 아버지에 대한 존경심과 정신력 강화 차원에서 결심한 것이라고. 그는 지난달 병영체험 계획을 발표하면서 “(육군 장교로 제대한) 아버지가 걸었던 길을 잠시나마 따른다는 것이 자랑스럽다. 평소 장병들을 존경해 왔다”고 말했다. 우즈의 병영체험 일정은 빡빡하다. 오전 5시30분에 기상해 8km 행군, 완전군장(45kg)으로 제식훈련, 고공 낙하훈련, 사격훈련과 시가전, 서바이벌 트레이닝 등을 한 뒤 오후 10시에 취침하는 프로그램이다. 그의 일정을 담당하고 있는 퇴역군인 드와이트 닉슨은 “교관들이 얼마나 군기를 잡고 훈련시킬지 모르겠다. 그렇게 심하진 않을 것 같지만 그래도 뭔가는 보여주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부대측은 1년에 약 9000만달러(약 1000억원)를 버는 슈퍼스타를 어떻게 대우해야 할지 작전회의까지 했다고.

우즈는 17일엔 군 장병 자녀들을 위해 골프 클리닉을 한 뒤 장병들 앞에서 골프 기술 시범도 보일 예정이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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