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뒷심이 달려…” 속타는 롯데

  • 입력 2004년 4월 14일 18시 21분


양상문 감독
양상문 감독
《시즌 초 롯데의 외줄타기 승부가 롤러코스터를 보는 것 같다. 4일 개막전 패배 후 4연승을 줄달음치며 14년 만에 단독 선두에 올라섰던 게 8일. 그러나 이후 4경기에선 3연속 끝내기 역전패(1무)의 충격에 빠졌다. 아직은 4승4패1무로 공동 4위에 올라 있지만 최근의 패배는 손 안에 거의 움켜쥐었던 승리를 놓친 어이없는 역전패란 점에서 두 배의 아픔을 주고 있다.》

롯데의 최대 고민은 마무리 부재. 부상 중인 손민한이 25일쯤에야 복귀하는 롯데는 집단 마무리 체제로 시즌을 출발했다. 그러나 마땅한 ‘믿을 맨’이 없는 상황에서 투수 출신인 양상문 감독이 제 아무리 용빼는 재주가 있다 해도 한계가 있게 마련.

삼성과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13일 현대전까지 9경기 중 7경기가 모두 숨 막히는 1점차 역전 승부. 이 중 롯데는 2승4패1무로 겉으로는 그런대로 수지를 맞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긴 경기는 벌어졌던 점수차가 좁혀져 1점차 진땀 승을 거둔 것이었고 지거나 비긴 경기는 리드하다가 후반에 추격당한 것.

롯데의 뒷심 부족은 기록으로도 여실히 드러난다. 총 43실점 중 선발투수가 5회 이전에 내준 점수는 17점. 반면 나머지 이닝의 실점은 26점에 이른다. 더욱이 4패1무 중 4경기에서 9회말에 동점이나 역전에 이르는 치명적인 실점을 했다.

결과론이지만 초보 감독이 비싼 수업료를 치른 감도 없지 않다. 9회에만 4실점했던 13일 현대전에서 2사 만루 때 장원준이 폭투로 동점을 내준 게 그 예다. 장원준이 롯데의 차세대 에이스라는 점에 대해선 누구도 이견이 없지만 이제 고교를 갓 졸업한 19세 신인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미 불펜을 총동원한 롯데로선 대안이 없었다.

양 감독은 “집단 마무리 체제가 문제점을 노출했다. 앞으로는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정공법인 1인 마무리 체제로 전환하겠다. 손민한이 복귀할 때까지는 임경완에게 중책을 맡길 것”이라고 말했다. 양 감독은 또 1명이 공석 중인 외국인 선수에 타자를 영입하려던 계획을 수정해 선발이나 마무리 투수를 긴급 수혈하기로 했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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