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이순철 감독은 15일 대구 삼성전에서 5-2로 앞선 9회말 진필중을 구원투수로 올린 뒤 발을 동동 굴렀다. 볼넷과 안타에 에러까지 겹치면서 2사 만루까지 허용한 것. 진필중이 간신히 삼성 조동찬을 큼지막한 중견수 뜬공으로 잡고 나서야 이 감독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올 시즌 구원왕에 도전하는 진필중은 5경기에서 3세이브를 올리기는 했어도 6이닝 9안타 2실점(평균 자책 3.00)으로 두 차례 구원에 실패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그나마 진필중은 나은 편. SK 이상훈과 삼성 임창용 등 다른 ‘소방대장’들의 모습은 더욱 한심하다.
LG 시절인 97년 소방왕에 오른 이상훈은 새로 둥지를 옮긴 뒤 치른 4경기에서 1세이브(2패)의 민망한 성적. 4와 3분의 1이닝 동안 6안타 1홈런 7실점으로 평균자책은 무려 14.54까지 치솟았다. 6일 한화전에선 6-3으로 앞서던 9회말 등판했다가 연속 3개의 2루타로 휘청거리더니 김태균에게 끝내기 2점 홈런을 맞고 끝내 고개를 떨어뜨렸다.
선발에서 마무리로 전환한 임창용도 갈지자를 걷기는 마찬가지. 6일 기아전에서 3-1로 앞선 8회 마운드에 올랐다가 2이닝 동안 5안타 2실점하며 패전의 멍에를 썼다. 10일 한화전에서도 7-6이던 9회말 동점 안타를 허용해 팀의 승리를 날려버렸다. 3경기에서 5이닝 8안타 1홈런 4실점으로 평균자책 5.40. 1패만 안았을 뿐 아직 세이브 신고조차 못했다.
반면 현대 조용준은 6경기에서 모두 팀 승리를 지키며 6세이브로 완벽한 마무리. 7과 3분의 1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평균자책 ‘0’. 기아 신용운도 13일부터 시작된 SK와의 원정 3연전에서 3연속 세이브를 올리며 팀 분위기를 되살렸다.뒷문을 훤히 열어둔 채 승리를 지킬 수는 없는 법. 그래서 안정된 마무리는 팀 성적과 직결된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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