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찰에 따르면 사기사와씨의 아파트를 방문한 친구가 화장실 안에서 목을 매 숨져 있는 그를 발견해 신고했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경찰은 자살로 보고 있다.
최근 사기사와씨의 신간 ‘웰컴 홈’을 출간한 신초(新潮)사의 편집담당자는 “짐작이 갈 만한 문제는 아무 것도 없었다”며 “순간적인 감정의 혼란으로 자살했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할머니가 한국인인 사기사와씨는 여고 2학년이던 1987년 ‘문학계’ 신인상의 최연소 수상자로 화제를 뿌리며 등단했다. 부친의 삶을 형상화한 ‘달리는 소년’과 재일동포의 삶을 소재로 한 ‘진짜 여름’ 등으로 일본 최고권위의 아쿠타가와(芥川)상 후보에 4차례 올라 일본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평론가들은 같은 한국계인 유미리씨가 ‘가족 담론’에 집착한 반면 사기사와씨는 재일동포의 정체성 문제에 집중적으로 매달렸다고 평한다. 재일동포의 고뇌를 다룬 작품집 ‘그대는 이 나라를 사랑하는가’는 한국에서도 출간됐다.
도쿄=박원재특파원 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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