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색 베레모에 줄무늬 티셔츠. 라운드 때마다 파격적인 복장으로 시선을 끌었던 김초롱(미국명 크리스티나 김·20)은 30일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칙필A채리티 챔피언십(총상금 160만달러) 1라운드에서도 여전히 튀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날 복장보다 더 튄 것은 그의 놀라운 아이언샷. 18개홀에서 그린을 놓친 것은 한 번 뿐이었고 9개의 버디 가운데 8개가 핀 4.5m 이내에 붙인 것이었다. 항상 유쾌한 표정으로 사람들을 즐겁게 만드는 재주가 있는 김초롱은 경기가 끝난 뒤 “오늘 라운드는 너무 멋졌다”며 기뻐했다.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인근 스톡브리지의 이글스랜딩CC(파72)에서 열린 대회 첫날 김초롱은 버디 9개, 보기 2개로 7언더파 65타를 몰아치며 단독선두에 나섰다. 그는 2001년 미국주니어여자선수권대회에서 미국골프협회(USGA) 주최 대회 사상 18홀 최소타(62타) 기록을 세워 주목을 받았던 유망주. 지난해 LPGA 투어에 뛰어든 뒤 그동안 ‘톱10’ 진입이 한 번밖에 되지 않았을 정도로 뛰어난 성적을 거두진 못했지만 이번 대회에선 폭발적인 아이언샷을 바탕으로 우승을 노리고 있다.한국 선수는 김초롱을 포함해 이날 10위 안에 무려 5명이 포진해 있어 ‘코리안 군단’의 위력을 또다시 과시했다.
나비스코 챔피언 박지은(나이키 골프)이 김초롱에 1타 뒤진 단독 2위(6언더파 66타)에 올랐고 지난해 챔피언 박세리(CJ)가 공동 6위(4언더파 68타)로 무난한 출발을 했다. 장정과 송아리(빈폴골프)는 공동 9위(3언더파 69타). 올해 4개 대회에 출전해 3승을 따냈던 ‘골프여제’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은 공동 25위(1언더파 71타)로 부진.3주 동안 휴식을 취했던 그는 “대회 때마다 우승할 수는 없지 않느냐”며 주위의 기대에 대해 부담감을 나타냈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