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것을 시대 흐름에 맞게 고쳐 나간다는 점에서 개혁은 필요하다. 정치, 공공, 금융, 노사 등 여러 부문에 걸쳐 우리에겐 개혁해야 할 부분이 적지 않다. 하지만 개혁만이 살길인 것처럼 모든 것을 단숨에 뜯어고치겠다는 식으로 나서는 것은 곤란하다. 개혁은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수단이지 그 자체가 목표일 수는 없다.
이런 면에서 천 원내대표는 개혁의 우선순위에 따라 이를 점진적으로 추진해 나갈 수 있도록 방향을 잡아야 한다. 지금 우리에게 가장 급한 것은 민생과 경제 살리기이다. 사회적 논란이 분분한 사안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여 갈등과 적대를 확대재생산하는 우(愚)를 되풀이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는 4·15총선 이후 여야가 국민 앞에 다짐한 상생(相生) 정치의 실천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개혁이라는 명분 아래 무절제하게 과반 의석의 힘을 사용한다면 결코 상생이 될 수 없다. 그것은 국정의 안정성은 원하되 일방독주는 원치 않는 총선민의를 거역하는 일이다.
천 원내대표는 이념적 스펙트럼이 넓은 당내 당선자 152명의 목소리를 묶어내면서 동시에 대야(對野) 관계에도 유연성을 보이는 ‘통합과 조율’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끈질기게 대화하고 합리적인 타협을 모색하겠다”는 그의 다짐이 당내와 야당에 모두 적용돼야 한다. 집권여당 원내 조타수의 정치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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