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國歌 악보집 서점서 판매 불법성 여부 논란

  • 입력 2004년 5월 26일 18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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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국가의 악보와 가사가 포함된 책자 ‘세계의 국가’.-전지성기자 션
북한 국가의 악보와 가사가 포함된 책자 ‘세계의 국가’.-전지성기자 션
국가보안법상 이적 표현물인 북한 국가(國歌)가 포함된 악보집이 국내 대형서점에 등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문제의 악보집은 1996년 미국 H출판사가 발행한 ‘세계의 국가(National Anthems from Around the World)’라는 영문판 책자로 56개국 국가를 싣고 있다.

이 책에 한국의 ‘애국가’와 함께 북한의 국가가 가사, 악보, 인공기 도안 등과 함께 실려 있는 것. 북한 국가의 가사는 ‘A chimun bin nara(아침은 빛나라)’식으로 로마자로 표기돼 있다.

현행법상 북한 가요의 경우 심사를 거친 것에 한해 2002년 공식적으로 해금됐지만 북한 국가는 ‘김일성 장군의 노래’ 등과 함께 여전히 이적 표현물로 분류돼 있다.

이 악보집은 지난달 23일 5부가 국내의 한 대형서점에 들어와 1권이 판매됐다. 서점측은 어쨌거나 악보집에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보고 나머지 4부를 일단 회수해 놓은 상태다.

하지만 북한 국가만이 아니라 56개국의 국가를 모아놓은 것으로, 북한이 아닌 미국에서 발행된 책자를 들여와 파는 행위에 대해 이적성을 인정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도 있다.

대검 공안부(부장 홍경식·洪景植)는 이와 관련해 26일 “관할경찰에 사실 여부 및 경위를 파악하도록 지시했다”며 “경위가 확인된 후에 법적 판단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국가의 공식명칭은 남한과 마찬가지로 ‘애국가’. 월북시인 박세영(1902∼1989)이 작사하고 광산 노동자 출신으로 소련에 유학해 아람 하차투리안을 사사한 김원균(1917∼2002)이 작곡했다.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

정양환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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