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닷컴은 국민연금을 둘러싸고 격렬한 싸움을 벌이고 있는 네티즌들과 국민연금관리공단 관계자를 초청해 1일 오후 3시 동아미디어센터 회의실에서 ‘국민연금 대토론회’를 개최했다.
이필상 고려대학교 교수(경영학과)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는 국민연금 사태에 대해 당사자들로부터 직접 문제점과 대응책을 듣고 함께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열렸다.
토론회에는 △인터넷에서 ‘안티 국민연금운동’을 활발히 벌이고 있는 박승홍(국민연금반대운동본부 홈페이지 운영자)씨 △감사원에 연금공단의 감사를 요청한 김선택 회장(납세자연맹) △공단과 법적소송을 벌이고 있는 최원 변호사(법부법인 새벽)가 네티즌 대표로 참여했다.
연금공단측은 △국민연금 업무를 최일선에서 담당하고 있는 노인철(국민연금연구센터 소장) △박찬형(보건복지부 연금정책과장) △강금주(국민연금관리공단 가입자관리실장)씨가 토론자로 나섰다.
토론 참가자들은 이날 '국민연금 제도 이대로 좋은가'란 주제를 놓고 당초 예정됐던 100분을 훌쩍 넘긴 140분여에 걸쳐 열띤 논쟁을 벌였다.
이날 '대토론회'는 동아닷컴(www.donga.com) 홈페이지에서 동영상과 문자로 실시간 생중계됐다. 또 별도로 개설된 토론창에 네티즌들이 올린 의견도 시시각각 반영됐다.
다음은 ‘국민연금 대토론회’ 문자 생중계.
공단측 "투자 통해 기금 수익률 높일 필요 있어"
국민연금공단측 토론회 참가자들. 왼쪽부터 강금주, 박찬형, 노인철. -동아닷컴- |
김선택 = 근로자들이 오해하는 부분이 있는데 지역가입자 소득률 파악이 낮으니까 문제가 많다고 자료를 내고 보도가 된다. 실상은 저소득자 사이에는 재소득이 이뤄지는거 맞다. 지역가입자 1000만명 가운데 20~30만은 엄청나게 가난하다. 생계를 유지하기 때문에 이자내기도 힘는 형편이다. 모든 것은 법률에 근거해서 해야하는데 불법적으로 소득 조성해 체납자로 몬다. 이런 체납은 법에 근거하지 않기 때문에 원천무효다.
박승홍 = 국민연금관리공단에 112조라는 돈이 있지만 문제는 112조 중에 15조가 공공자금이고 채권으로 89조라는 것이다. 공공자금이 15조라고 하는데 항목이 하나다. 15조라는 거액에 대해 자세한 설명도 없다. 그리고 채권을 샀다고 하는데 뭘 산거냐. 부실채권 아니냐.
노인철 = 일본은 국고보조가 3분의1 넘고 있지만 체납률은 40% 넘는다는 사실 알아야 한다. 또 징수를 국세청에 맡기는건 환영하지만, 1000만명 규모에 게다가 소득수준 없는 사람들에 대해 과연 국세청이라고 파악할 수 있겠는가. 기금 운용 관해선 공공 부문은 공적자금법에 포함돼 있다. 우리가 환속하고 있다. 2005년이 되면 공공부문은 완전히 제로가 된다.채권에 대해선 다 나와 있다. 종목 밝히지 않은 건 투자가들에게 영향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자료가 필요하면 얼마든지 내놓을 수 있다.
미국서 오신 분이 연금기금의 수익률 높여야 할 거 아니냐 하셨는데 상당히 동감한다. 국민연금을 가지고 주식 투자하는데 국민들의 우려가 많은데, 전문가들이 리스크 관리하며 투자하기 때문에 불안해 할 필요 없다.
노인철 = 또 불법 불법 하는데 우린 불법한 거 없다. 다만 좀더 친절하지 못한 것이 문젠데 불법은 없다.
이필상 = 사실관계에 대해 공단측에서 해명하실 것이 있으면 더 말씀해 달라.
박찬형 = 어려운 사람들한테 강제로 걷는 건 불법이라 하셨는데 그 돈을 걷어 누구에게 쓰겠는가. 국민연금은 사회보장제도다. 우리나라는 1988년부터 시작했고 다른 나라들은 5-60년전부터 시작했다. 관둘 순 없다. 1년마다 경영평가를 받는 등 철저한 관리 감독하에 운영되고 있음을 알아주시기 바란다.
“국민연금은 가장 세계적으로 입증된 사회보장제도”
이필상 = 이견 없으시면 마무리 발언 부탁드린다. 우선 네티즌 측에서 간단히 말씀해 달라.
박승홍 = 제 허리 사이즈가 28인치인데 어머니가 50인치를 사왔다면 허리사이즈를 줄이거나 불가능하면 바꿔야지. 손실이 아깝다고 끌고 가다간 문제가 된다. 주식에서도 손절매가 있다. 또 과장된 표현 같지만 국민연금을 받는 사람과 받지 못하는 사람으로 민족이 분열된다.
하루 평균 130명의 가장이 집을 가출하는데 그 이유가 다 돈이다. 이런 사람들이 그동안 낸 연금을 돌려 받으면 가정파괴를 막을 수 있다. 국민연금은 폐지해야 한다.
김선택 = 당장의 생계가 어려운데 미래를 위해 돈을 낼 수 있는가. 사회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에게 혜택을 줘야하는데 그 사람들에게 연금을 주지 않고 있고, 앞으로 태어날 미래세대가 노년에 의해 너무 많은 돈을 연금으로 내야한다. 국민연금은 국민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인데, 국민들이 입을 것 먹을 것 못하고 연금 낼 수 없다.
네티즌측 "국민을 위한 제도라면 폐지해야"
네티즌측 토론회 참가자들. 왼쪽부터 최원, 김선택, 박승홍. -동아닷컴- |
최원 = 선진국이 60년대 70년대에는 사회복지를 많이 강조했지만, 이 부분에 대한 재정부담을 줄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국민 부담을 줄여야 한다. 가급적이면 국민부담율을 적게하고 연금공단에서 기금을 가지고 이익을 창출해서 그 이익이 국가로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
국세청은 개인의 소득원을 다 밝혀낼 수 있는 전문적이고 치밀한 조직이다. 그에 비해 연금공단 직원들이 얼마나 부기를 잘하는지 모르겠지만 개개인의 소득을 완전히 파악할 만한 능력이 되는지 의문이다. (동종업계 평균소득 적용 등) 소득을 추정적으로 파악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연금공단은 연금 징수기능을 국세청으로 돌리고 조직을 축소해야 한다.
이번 국민연금반대 운동은 조세 저항적인 측면과 공단직원의 고압적인 태도 등이 총체적으로 결합해 일어난 것이기에 땜질식 처방보다는 근본적인 처방이 필요하다.
이필상 = 땜질식으론 안되고 국민이 믿고 따라갈 만한 제도로 근본적으로 개선돼야 한다는 말씀인 것 같다.
강금주 = 토론 중반쯤만 해도 제도는 유지하는 것이 맞는다고 봤는데 말미서 두분이 폐지를 주장해서 좀 당황했다.
쌀을 살 돈도 없는데 어떻게 연금을 내느냐 하는 문제제기에 대해서는 납부유예 등을 통해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고 본다.
연금공단 직원이 부기를 아느냐 하시는데 국세청 과세자료는 수준도 낮고 대상 인원도 상당히 낮다. 국민연금공단처럼 앞서나가 개선하려는 조직도 없다. 하지만 운영과정 상 다소의 불미스러운 있었다면 앞으로 고쳐나가겠다.
이필상 = 저소득층에 대해선 납부유예제도를 적용하겠다는 말씀인 것 같다.
노인철 = 한두가지만 먼저 확인하겠다. 박승홍께서 국채 말씀하셨는데, 그건 발행시장에서 구입할때 공공부문으로 분류했다. 그렇게 참고하시면 되겠다. 사실 실직 폐업 등으로 어려운 분 많다. 저희도 알고 있다. 어려운 상황에서 체납, 소득조정 등 때문에 불편하실 수도 있다는 것도 이해한다. 이럴땐 유예 제도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국민연금에 대한 불신의 골이 깊은 게 사실이다. 앞으로 공단측이 불신 해소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급여는 저희도 복잡하다. 국민들이 급여 산정 기준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어 나가겠다. 최변호사께서 스웨덴식 개인책임제 도입도 말씀하셨다. 최소연금제라고도 하는 제도이다. 사실 이건 우리 기초생활보장제랑 비슷하다. 국민연금은 기본 베이스로 깔아주고, 여러 연금들도 선택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제도를 뜻한다. 물론 우리도 이러한 '다층 소득보장체계'로 가야하고, 또 계획하고 있다고 말씀드린다
마지막으로 한말씀 더 드리겠다. 토론을 수차례 해도 계속 팽팽히 맞서기만 하면, 이 토론의 의미가 과연 무엇인가 하는 의구심 든다. 네티즌들이 얼마나 연금에 대해 이해 넓히셨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그러나 연금이 이런거다 설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 찾을 수 있다고 본다. 다만 비판보단 건설적인 대안 내놔야 할 것으로 본다. 이러한 대안이 나오면 우리도 꼼꼼히 검토하겠다. 국민연금보다 월등하다고 판단되면 누가 이를 채택하지 않겠는가.
이필상 = 잘못이 있다고 초가삼간 태울 순 없으니, 건설적인 대안을 제시해달라고 말씀하셨다.
박찬형 = 국민연금제도의 궁극적인 정신은 소득활동과 기여라는 2가지 큰 틀이 있다. 소득활동이 없을 경우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한데, 적용에서 제외될 경우 기초생활보장제도로 구제하면 될 것이다.
사회보험을 포기할 것이냐의 문제는 계속 지속 발전시켜야 하고 문제가 생기면 고쳐 나가야 한다고 본다. 여러 비판과 문제 제기는 좋으나, '국민 연금 포기'는 절대 있을수 없다. 국민들이 언짢아하시는 부분은 계속 개선해 나갈 것이다.
이필상 = 국민 연금 제도에 여러 문제가 있다는 점을 다시 확인한 자리였던 것 같다. 장시간 토론했는데, 국민의 불신이 이렇게 크구나 하는 점도 확인한 것 같다. 폐지하자는 얘기까지 나왔습니다만, 국민연금이 온 국민의 신뢰를 받는 제도로 정착이 된다면 폐지론이 나오겠는가. 사회보장제도의 필요성 측면에서 본다면, 백지상태에서 국민의 뜻을 반영한다는 차원에서 국민연금을 고쳐나가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장시간 토론하느라 모두 애쓰셨다. <끝>
▽동아닷컴 특별취재팀 명단▽
조창현·이재준·고영준·최현정·이유나·박소연·권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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