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틴 루터 킹의 실상이 우리에게 들려줄 메시지는 그에 대한 외경과 칭송에만 머무르지는 않는다. 우리에게 알몸으로 다가오는 정신적 영웅들의 형상이란 대단히 다채롭고 복잡하게 뒤틀리고 뒤얽혀 있는 것이다.”
제시 잭슨, 빌리 그레이엄 등의 평전을 쓴 전기 작가 프래디의 마틴 루터 킹 목사 평전. 머리말에 쓴 위의 인용문에서 보듯 저자는 강렬한 삶을 살았던 킹 목사의 다양한 면모를 가감 없이 조명한다.
때로 언론에 흘려지던 그의 ‘난잡한 혼외관계’ 또한 백인 극우주의자들의 조작만은 아니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숭고한 영성으로 비폭력 투쟁을 지탱해 나간다는 중압감에서 헤어나지 못한 채, 발작적인 세속의 관능 사이를 끝없이 순환하는 삶을 그는 버텨내야 했다.”
그의 비극적인 죽음 또한 저자에 의하면 미리 예정된 것이었다. 킹 목사 자신이 ‘순교에 대한 의무감’에서 자유롭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의 헌신은 흑인들에만 국한된 헌신이 아니었다. 빼앗기고 버림받은 사람 모두를 위한 헌신이었다. 킹이야말로 가장 체제전복적이고 불온한 인물이었다”고 저자는 결론짓는다.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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