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이틀연속 넋나간 삼성

  • 입력 2004년 6월 17일 19시 12분


귀신에라도 홀린 것일까.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는 이틀 연속 희귀하고도 쓰라린 경험을 했다.

15일과 16일 잠실 두산전에서 두 번씩이나 9회말 2사후 끝내기로 패한 것. 차라리 안타를 맞았으면 속이나 덜 쓰리지…. 어이없는 실투로 2연패했으니 충격은 더 컸다.

15일 경기에선 마무리 임창용이 사고를 쳤다. 6-6인 9회말. 무사만루에서 임창용은 내야 땅볼과 삼진으로 급한 불을 끄나 싶었다. 하지만 두산 유재웅의 타석 때 초구에 옆구리를 맞히는 바람에 ‘끝내기 밀어내기 몸에 맞는 공’이 돼 버렸다. 올 시즌 1호이자 통산 12번째의 진귀한 기록.

16일 경기에서도 비슷한 상황으로 땅을 쳤다. 3-3인 9회말 2사 1,3루에서 두산 홍원기 타석 때 마무리 권오준의 폭투가 나왔다. 끝내기 폭투는 올 시즌 1호에 통산 16호. 이에 삼성 김응룡 감독과 선수들은 넋이 나간 표정.

하지만 프로야구엔 이보다 더 희한한 끝내기 기록들이 많다.

최고의 진기록은 끝내기 타격방해. 97년 6월27일 삼성-한화전에서 한화 포수 강인권(현 두산)이 삼성 정경배(현 SK)의 타격을 방해하는 바람에 유일무이한 끝내기 타격방해의 주인공이 됐다.

끝내기 보크는 통산 4차례 밖에 나오지 않았고 포수가 공을 놓쳐 결승점을 주는 끝내기 패스트볼도 통산 5차례에 불과한 드문 경우다. 87년 당시 OB(현 두산) 포수 조범현(현 SK 감독)은 해태전에서 0-0으로 팽팽하던 연장 11회말 송일섭의 타석 때 투수 김진욱의 공을 놓쳐 프로 첫 끝내기 패스트볼을 기록했다.

삼성 포수 진갑용은 통산 5번 밖에 되지 않는 끝내기 패스트볼 기록에 2번이나 이름을 올렸다.

타자 입장에선 끝내기 안타가 가장 짜릿하고 끝내기 홈런이라면 더할 나위 없다.

역대 프로야구에서 가장 인상적인 끝내기 홈런은 개막전인 82년 3월27일 동대문구장에서 나왔다. MBC 청룡-삼성 라이온즈전에서 MBC의 이종도가 7-7이던 연장 10회말 기록한 끝내기 만루홈런이 그것이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17일 잠실에서 열릴 예정이던 두산-삼성전을 비롯한 프로야구 4경기가 비로 모두 취소됐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