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의 이적 듀엣 마해영(34)과 심재학(32). 야구계에서 ‘마포’와 ‘심포’로 통하는 이들 두 거포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고개를 들지 못했다.
마해영은 지난겨울 기아가 4년간 총 27억원의 심혈을 기울여 삼성에서 모셔온 귀하신 몸. 심재학은 유망주 투수 박진철과 내야수 황윤성을 두산에 내주고 수혈한 새로운 피.
그러나 이들의 올 시즌은 순탄치 않았다. 마해영은 워낙 슬로 스타터이긴 하지만 5월 초까지만 해도 타율 2할대 초반의 저공비행을 계속했다. 지난달 11일까지 홈런은 고작 2개.
심재학도 사정은 마찬가지. 홈런은 12개를 쳐 팀 내 최고지만 이달 중순까지도 타율은 0.250대를 오락가락하며 중심타자로서 믿음을 주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투수진의 도미노 붕괴가 첫째 이유였지만 이들 두 거포의 동반 부진까지 이어지면서 우승 1순위 후보로 꼽혔던 기아의 하락세가 지속됐던 게 사실.
그러나 ‘마포’와 ‘심포’는 건재했다. 슬금슬금 안타 행진을 하더니 최근 들어 불같은 상승세로 눈 깜짝할 새 타율을 3할 가까이 끌어올린 것.
마해영은 최근 9경기에서 29타수 14안타(타율 0.483), 심재학은 최근 6경기에서 매 경기 2루타를 날리는 프로 타이기록과 함께 25타수 12안타(타율 0.480)의 고감도 타격 감을 자랑했다.
마해영과 심재학이 중심을 잡으면서 끝없는 추락을 계속했던 기아의 슬럼프에도 브레이크가 걸렸다. 기아는 24일 현재 여전히 6위에 머물고 있지만 최근 3승1패를 기록해 3위 삼성과의 승차는 불과 1승차.
마운드의 팀에서 옛 해태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공격력의 팀으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는 기아. ‘굴러온 돌’ 마해영과 심재학의 맹활약이 기대를 모으고 있는 이유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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