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9단은 26일 서울 한국기원에서 열린 김주호 4단과의 대결에서 187수만에 흑 불계승을 거두며 1승을 추가해 5승 무패를 기록했다. 이 9단은 조훈현 9단(2승 4패), 안조영 8단(5승 1패)과의 대국을 남겨두고 있다.
이 9단과 안 8단의 대결은 도전자를 가름하는 중요한 고비다. 이 9단이 안 8단에게 이기면 조 9단과의 대국과 상관없이 전승으로 도전권을 딴다. 그러나 패할 경우 조 9단에게 이겨야 동률 재 대국을 바라볼 수 있고, 그에게도 지면 시드에 만족해야 한다.
이 9단으로선 왕위전이 최근 성적 부진으로 실추된 명예를 되찾을 수 있는 기회다. 그는 왕위전과 인연이 각별하다. 2002년에는 왕위전 도전권을 따내 이창호 9단과 2대 2의 접전를 벌이다가 막판에 패했다. 이밖에 2000년 서봉수 9단, 2001년 조훈현 9단과 안영길 5단, 2003년 조훈현 9단과 동률 재 대국을 벌이는 등 도전권 획득 일보 직전까지 가는 성적을 거뒀다.
이 9단과 안 8단의 역대 전적은 4승 4패. 하지만 2002년 8월 이후 안 8단이 4연승을 거둬 ‘이세돌 킬러’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제한시간을 남김없이 사용하며 장기전을 펼치는 안 8단에게 이 9단의 날카로운 칼끝은 잘 통하지 않았다. 반면 안 8단도 25, 26일 열린 한중 신인왕전에서 중국 신인왕 추쥔(邱峻) 6단에게 0대2로 완패당하는 등 컨디션이 좋지 않다. 이 9단은 올해 21승 6패, 안 8단은 14승 10패를 기록하고 있다.
이 9단과 안 8단의 대결은 7월 5일에 열린다.
우승상금 3500만원인 왕위 타이틀은 이창호 9단이 8년째 거머쥐고 있다.
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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