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노무현 대통령이 “행정수도 이전 반대를 나에 대한 불신임과 퇴진운동으로 느끼고 있다”고 발언한 것을 전해들은 한나라당 의원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전여옥(田麗玉) 대변인은 “노 대통령의 발언에 내성이 생겨 더 이상 놀라는 국민은 없다”며 “충격도 받지 않지만 대통령의 언행에 그리 특별한 무게나 의미를 두지 않겠다”고 논평했다. 노 대통령의 ‘올 인’ 승부수에 더 이상 말려들지 않겠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김덕룡(金德龍) 원내대표도 “대통령이 말 좀 가려서 해야지, ‘짐은 곧 국가’도 아닌데…”라는 말만 했을 뿐 더 이상의 언급은 없었다. 그는 기자들의 잇단 질문에 시종일관 어처구니가 없다는 표정으로 고개만 가로저었다.
박근혜(朴槿惠) 전 대표는 “대통령 말씀대로라면 국민의 50∼60%가 대통령을 불신임하고 퇴진시키기 위해 수도 이전을 반대한다는 것인데 그게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김형오(金炯旿) 사무총장은 “심심하면 대통령직을 걸고 국민을 협박하고 불안하게 하는 일은 제발 그만두길 바란다”며 “재신임과 탄핵으로 재미를 본 것으로 그쳐야지, 그렇지 않으면 나중엔 아무도 대통령의 말을 믿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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