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사회대 총학생회(이하 사총)는 9일 ‘2004 여름농활 사회대 농활대 철수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사총은 “지난 1일 충남 아산시농민회 사무실에서 농민회 관계자들과 술자리를 가진 뒤 다음날 새벽 3시쯤 취침에 들어갔다. 그런데 그날 새벽 가해자가 방으로 들어와 여학우들 사이에 누워 여학우 2인의 옷을 들추고 몸을 더듬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사총은 “이번 사건이 성폭력이라는 것은 농민회에서도 이미 인정했다”며 “쟁점은 농민회가 입게 될 타격이 너무 커 이번 사건을 공개 할 것인가 말 것인가에 있었다”고 밝혔다.
사총은 “그러나 농민회 측에서 사건을 해결하려하지 않고 은폐하려 한다고 판단, 이번 ‘농민학생 연대활동’의 연대는 깨졌다고 보고 농활대의 철수를 권고하게 됐다”고 밝혔다.
사총은 "농활대가 철수해 서울로 돌아와 보니 언론에서 학생들이 ‘아가씨, 아줌마’란 호칭을 언어적 성폭력이라며 꼬투리를 잡아 철수 한 것처럼 왜곡 보도됐다"며 사건을 구체적으로 공개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이에 대해 서울대 홍상욱 총학생회장은 “‘여학우 성폭력’ 사건과 ‘아가씨,아줌마 호칭’ 사건은 각각 다른 마을에서 일어난 전혀 별개의 사건”이라며 “언론에서는 우리가 마치 ‘아가씨,아줌마’라는 호칭 때문에 철수 한 것으로 보도했으나 이는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올 서울대 여름 농활은 충남 지역 50여 마을에 1000명 정도가 참여했고 이 중 법대, 사회대, 인문대의 일부 농활대가 6개 마을에서 나름의 이유로 조기 철수 했다.
‘성폭력 사건’의 당사자인 아산 농민회도 ‘할 말이 많다’는 입장.
아산농민회 장명진 사무국장은 “농활 온 사람들이 술을 먹은 것 자체가 문제”라고 흥분했다.
장 국장은 “당시 사회대생 4명과 농민회 간사와 그의 친구 2 명 등 모두 7명이 술자리를 가졌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술자리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고 먼저 취한 사람은 방에 들어가 잤다”며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이 만취 상태에서 누울 곳을 찾다 여학생 옆에 자리를 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는 피해자라는 여학생이 가해자의 다리가 올라왔다며 이를 두고 성추행이라고 하더니 나중에는 옷을 들추고 만졌다고 주장하더라”고 말했다.
장 국장은 가해자가 ‘만취상태여서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잘못이 있다면 사과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장 국장은 “가해자는 농민회와는 아무 상관도 없고 공식 사과까지 했음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농민회에 공식 사과하라고 주장하는 것은 억지”라고 주장했다.
박해식 동아닷컴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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