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현재윤은 타율 0.538로 타격왕에 오르며 수훈상까지 받은 ‘물건’이었다.
그로부터 7년. 까까머리 소년은 다시 한번 스포트라이트를 활짝 받고 있다. 스타 군단 삼성의 안방 살림을 책임지고 있는 것.
2002년 프로에 데뷔한 현재윤(25·사진)은 그동안 후보 신세였다. 신인 때 20경기에 출전했고 지난해에도 간간이 34경기에 나와 타율 0.167에 홈런은 단 1개도 없었다.
2년 동안 철저한 무명. ‘라이언 킹’ 이승엽의 룸메이트라는 이유로 이따금 매스컴에 등장할 정도였다.
하지만 올 시즌 비로소 행운이 찾아왔다. 주전 진갑용이 5월 중순 허벅지 부상으로 빠지게 된 것. 5월 19일 기아 전 이후 거의 전 경기에 선발 출전한 그는 안정된 투수리드로 시즌 초반 요동치던 삼성 마운드를 정상궤도에 올려놓았다는 평가. 시즌 46경기에 출전해 0.405에 이르는 도루 저지율도 수준급. 경기 전에 늘 상대 타자를 열심히 분석하고 홈 플레이트 뒤에서 끊임없이 몸을 움직여 투수를 돕는 등 성실한 태도도 후한 점수를 받는다.
평소 방망이가 약하다는 지적을 듣지만 최근 5경기 타율은 시즌 기록 0.197을 웃도는 0.222를 올렸다. 지난해까지 2시즌 동안 1개였던 홈런도 올 시즌 3개를 쳤다.
진갑용이 정상 컨디션을 되찾은 후에도 오히려 현재윤이 마스크를 쓰는 날이 많아졌다. 대신 진갑용은 이승엽 마해영 브리또의 공백으로 무게가 떨어진 중심타선을 책임지며 지명타자로 변신.
최근 10경기에서 7승3패의 가파른 상승세를 탄 삼성의 코칭스태프와 프런트 직원들은 현재윤에 대해 물어보면 “보배”라는 말부터 나온다. 현재윤이 요즘 표정관리에 바쁜 이유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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