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스포츠]주먹왕을 꿈꾸는 스모 영웅 아케보노

  • 입력 2004년 7월 15일 18시 10분


일본 스모계를 평정한 뒤 이종격투기에 뛰어든 아케보노 다로(왼쪽). 지난해 미식축구선수 출신 밥샵과의 데뷔전 모습이다. 결과는 1회 KO패. 작은 사진은 스모선수 시절의 아케보노(오른쪽). 스모를 하면서 233kg까지 나갔던 그의 체중은 지금 220kg으로 줄었다고.-사진제공 아사히신문·동아일보 자료사진
일본 스모계를 평정한 뒤 이종격투기에 뛰어든 아케보노 다로(왼쪽). 지난해 미식축구선수 출신 밥샵과의 데뷔전 모습이다. 결과는 1회 KO패. 작은 사진은 스모선수 시절의 아케보노(오른쪽). 스모를 하면서 233kg까지 나갔던 그의 체중은 지금 220kg으로 줄었다고.-사진제공 아사히신문·동아일보 자료사진
“나는 변했다. 예전의 내가 아니다.”

일본 스모 최정상인 요코즈나 출신인 아케보노 다로(35)가 이종격투기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15일 한국에 왔다. 17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2004 K-1 서울 월드그랑프리토너먼트가 그 무대.

K-1은 가라테 태권도 무에타이 등 서서 싸우는 종목간의 이종격투기대회로 이번 대회는 12월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결승전의 아시아지역 예선. 아케보노 외에 한국의 1인자 이면주 등 8명이 참가해 최종 승자 1명이 9월 16강전을 거쳐 도쿄대회에 진출한다.

2m3, 220kg의 거구로 하와이 출신인 아케보노는 1993년 외국인 선수로 처음 스모 정상인 요코즈나에 올랐다. 2001년 은퇴할 때까지 11차례나 우승한 스모 스타.

지난해 K-1에 입문했으나 그동안 성적은 부끄럽게도 2전 전패. 프로복싱 세계챔피언을 지낸 마이크 타이슨(미국)과 맞붙을 예정인 미식축구선수 출신 ‘괴물’ 밥샵에게 지난해 12월 1회 KO패 당했고 올 3월 무사시와의 두 번째 경기에선 3라운드 판정패했다.

시원찮은 성적에도 불구하고 아케보노는 여전히 인기 만점. 이날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는 니칸스포츠 등 일본 기자 20여명이 집중취재를 했다. “아케보노가 갈수록 버티는 라운드가 늘고 있다”는 게 오히려 뉴스가 될 정도.

도쿄스포츠프레스 히로키 구슈자키 기자는 “스모선수 시절 워낙 국민적인 스타였기 때문에 그의 움직임 하나하나가 큰 관심을 끌고 있다”며 “아케보노가 이번 서울대회에서 첫 승을 올릴 것으로 보여 일본기자들이 대거 몰려왔다”고 전했다.

아케보노의 첫 상대는 중국의 장친준. 중국전통무술을 기초로 ‘산타’라는 실전무술을 익힌 선수.

아케보노는 “스모에 없는 주먹 쓰는 법을 주로 익혔다. 한국에 오기 전 오사카에서 강훈련을 했다”고 밝혔다. 상대를 밀어붙인 뒤 얼굴을 가격하는 것뿐이었던 단순한 공격이 다양해졌다는 것. “왼쪽 잽과 몸통공격에 자신감이 생겼다”는 게 그의 말.

스모선수 시절 아케보노의 체중은 233kg. 지금은 그때보다 13kg이나 줄었다. 그는 “스모를 할 때는 밥을 10그릇씩 먹기도 했지만 이종격투기에 입문한 뒤에는 다른 선수들과 비슷한 열량을 섭취한다”고 말했다. 이날 점심때는 냉면 3그릇을 해치웠다고.

“내 몸무게를 재려면 특수저울이 필요하다. 그래서 몸무게는 신경 쓰지 않는다. 그저 열심히 운동할 뿐이다.”

그는 “나의 가장 큰 적은 나 자신”이라며 “이번에 꼭 첫 승을 거두고 싶다. 성원해 달라”고 말했다.

이원홍기자 bluesky@donga.com

■아케보노

▽1969년생, 2m3 220kg

▽하와이 출신 최초 외국인 요코즈나 (스모의 천하장사 격)

▽1988년 스모 데뷔. 1993년 30경기 만에 최단기간 요코즈나 등극(64대)

▽총 566승198패181무승부

▽2001년 1월 스모 은퇴

▽2003년 11월 격투기 K-1 입문

▽2003년 12월 밥샵에게 1회 KO패

▽2004년 3월 무사시에게 3라운드 판정패

▽스모 선수 시절 오전 4시 기상. 낮 12시까지 운동하고 낮잠. 보통 잔코나베(고기와 야채가 들어간 독특한죽)와 양념장 오이지 10공기 가량의 밥을 아침 겸 점심식사로 먹음. 한자리에서 1L들이 맥주 90병까지 마셔봤다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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