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도 너무 한다’, ‘안티 서승화’ 등의 이름을 지닌 서승화를 비난하는 팬들의 모임. 올 시즌 전반기에만 네 차례나 퇴장을 당해 개인 최다 기록을 갈아 치우는 불명예를 안으면서 생긴 것이다. 상대 타자의 헬멧을 맞혀 두 차례, 위협구를 던져 한 차례, 주자의 발을 걸어 넘어뜨려 한 차례 퇴장당하면서 ‘그라운드의 악동’이라는 오명을 얻었다. 오죽하면 LG 경기가 있는 날 야구장에 ‘열심히 싸운 당신. 떠나라’는 플래카드가 내걸렸을까. “고의가 아니다”라는 서승화의 항변에도 팬들의 시선은 차갑기만 했다.
시즌 전반기를 우울하게 마친 서승화는 올스타 휴식기 동안 바닷가를 찾아 마음을 달랬다. 끝없이 펼쳐진 수평선을 바라보며 기분 전환도 하고 지난 일들을 훌훌 털어버린 것.
새로운 각오로 시작한 시즌 후반기를 맞아 서승화는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20일 잠실 기아전에서 7회 구원 등판해 국내 좌완 최고인 시속 156km짜리 직구를 뿌리며 1이닝 동안 삼진 2개를 낚아 팀의 3연승 행진을 거들었다. 마운드에 올라서면 주심에게 정중하게 인사까지 하며 한결 성숙된 모습을 보였다. 그를 아끼는 팬들은 ‘승화 선수 힘내요’라는 응원문구를 관중석에 내걸며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기도 했다.
LG 차명석 투수 코치는 “승화가 겉보기와는 달리 워낙 여리고 눈물도 많은 친구라 걱정을 많이 했는데 표정이 밝아져 다행”이라며 후반기에 중용할 뜻을 내비쳤다. 중간계투가 아닌 선발로도 내보낼 계획이며 28일 삼성전이 D데이가 될 것 같다는 것. 전반기에 30개 안팎이던 투구수를 앞으론 80개 정도까지 끌어올릴 생각이라는 게 차 코치의 얘기다.
서승화는 “공 빠르기는 의식하지 않으며 다만 팀 성적을 끌어올리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 전반기에 좋지 않았던 일들은 모두 잊고 마운드에서 자신 있게 던지겠다”고 말했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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