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두산, 최근 7연패 곤두박질… “탈출구는 팀 배팅”

  • 입력 2004년 7월 22일 18시 18분


두산 김경문 감독은 평소 휴대전화를 잘 받는다.

하지만 22일 오후에 몇 차례 전화를 걸었더니 똑같은 메시지만 흘러나왔다.

“전화를 받을 수 없습니다. 음성사서함으로 연결됩니다.”

야구든 농구든 프로 감독들이 전화를 멀리하는 경우는 대개 비슷하다. 성적이 안 좋을 때다.

김경문 감독 역시 마찬가지. 찜통더위로 가뜩이나 불쾌지수가 높은 계절에 속은 더욱 타들어간다. 올 시즌 팀 최다인 7연패에 빠져 있기 때문.

시즌 전반기를 5연패로 마쳤을 때만 해도 김 감독은 ‘올스타 휴식기동안 분위기를 되살리면 되겠거니’ 하며 여유를 보였다. 그러나 후반기 들어서도 2게임을 내리 패하면서 표정이 심각해졌다. 자칫 슬럼프가 길어져 순위 경쟁에서 밀려날 벼랑 끝 위기.

문제는 뭘까. 일단 더위 먹은 방망이가 좀처럼 살아날 기미가 없다. SK와의 최근 2경기에서 안타는 각각 4개와 2개에 그쳤다. 연패에 빠진 동안 팀 타율은 0.139로 시즌 기록 0.274에 훨씬 못 미친다. 최근 7경기에서 득점은 고작 5점으로 경기당 1점도 올리지 못한 셈. 장원진(35) 안경현(34) 등 30대 중반의 주전들은 체력저하를 드러냈다.

‘9회의 팀’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끈끈한 뒷심을 보였지만 요즘 두산은 자신감의 실종으로 특유의 끈기가 사라졌다.

경인방송 구경백 해설위원은 “두산 타자들은 선구안이 떨어지고 바깥쪽 공을 잡아당기는 등 나쁜 모습은 다 보여주고 있다”면서 “장타력이 떨어지다 보니 한방으로 분위기를 되살리지도 못한다”고 지적했다.

탈출구는 없을까. 구 위원은 “어려울 때는 일단 고참들이 앞장을 서야 한다”면서 “무엇보다 팀 배팅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두산은 23일 잠실 라이벌 LG전에 에이스 박명환을 투입한다. 박명환은 올 시즌 LG전에 2차례 나와 2승을 챙겼고 평균자책은 1.20. 김 감독은 SK전에서 박명환을 선발로 내세우려다가 올 시즌 상대전적 8승2패로 절대 우위를 보인 LG전 대비를 위해 투입시기를 늦췄다. 하지만 LG는 4연승의 상승세를 타고 있다. 두산에게는 이래저래 사활이 걸린 한판이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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