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하원을 통과한 북한 인권법에 대한 반대 결의안을 추진하는 의원도 있고, 특정 신문사가 망할 때까지 투쟁하겠다는 언론개혁 신봉자도 있다. 소급입법과 연좌제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친일행위자 후손의 재산까지 몰수하겠다고 공언한 의원도 있다.
이들은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스스로를 포장하면서 통합보다는 대결, 미래보다는 과거를 지향한다. 사회를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편을 가르면서 성향이 다른 이들을 무차별 공격하기도 한다.
이들 중 상당수는 ‘노무현 대통령의 오빠부대(노빠)’를 자칭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노빠’로 불리면서도 이들과는 생각이나 행동이 다른 의원도 상당수 있다. 노 대통령의 최측근이라는 이광재(李光宰) 의원을 비롯해 서갑원(徐甲源) 백원우(白元宇) 염동연(廉東淵) 등 친노(親盧) 직계 의원들이 그들이다.
이 중 이 의원은 4월 말 당선자 대회에서 의원들 사이에 당의 정체성을 놓고 뜨거운 이념 논쟁이 벌어졌을 때 “이념 논쟁은 무의미하다. 실용주의가 살 길”이라고 말한 바 있다. 요즘에는 ‘의정활동연구센터’라는 의원 모임을 만들어 중소기업을 찾아다니며 애로사항을 듣고, 실질적인 도움을 줄 해법을 찾기 위해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이 의원은 “경제가 어렵다는 말이 희망과 대안이 될 수는 없다. 지금은 기업하기 좋은 나라, 이민 떠나고 싶지 않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 뛰어야 할 때”라는 말로 현재의 국가 상황을 진단했다.
노 대통령이 가진 이미지를 좇는 ‘팬클럽 의원’과 노 대통령이 짊어진 현실의 짐을 덜어주려는 ‘실용적 의원’ 중 누가 더 노심(盧心)을 잘 대변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아무튼 중요한 것은 요즘 경제는 어렵고, 많은 국민이 정치권의 소모적인 논쟁에 넌더리를 내고 있다는 점이다.
이훈 정치부기자 dreaml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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