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 다 4-4-2포메이션을 선호한다. 조직력을 갖췄을 때 훨씬 공격적이고 다양한 전술을 구사할 수 있기 때문.
히딩크 감독은 2001년 초 부임해서 포백을 기본 시스템으로 선택했다. 하지만 결국 3-4-3 포메이션으로 바꿨다. 2001년 중반까지 4-4-2를 고집하다 그해 말 3-4-3으로 바꾼 뒤 2002년 초 잠시 3-5-2를 쓰다 월드컵 직전 3-4-3으로 다시 바꿔 4강 신화를 썼다.
본프레레 감독도 시작은 4-4-2. 아시안컵을 준비하는 시간이 촉박해 곧바로 3-5-2로 바꿨고 대회 중간에 3-4-3으로 변경해 일단 효과를 봤다. 그는 “포메이션은 상대에 따라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고 말한 바 있어 아시안컵이 끝나면 또다시 다양한 실험을 할 것으로 보인다. 히딩크 감독은 초반 5경기에서 1승2무2패, 본프레레 감독은 3승2무. 축구란 상대적이기 때문에 같은 기준으로 비교할 수는 없지만 일단 시작은 본프레레 감독이 좋다.
○철저한 실력위주 용병술도 비슷
둘 다 철저한 경쟁시스템. 이름값에 연연하지 않는 모습이 닮았다. 훈련이나 경기 중 조그만 허점이 보여도 불호령이 떨어진다. 훈련하는 자세와 컨디션에 따라 엔트리를 짠다. 선수 개개인의 특성과 심리 상태까지 꼼꼼하게 기록하는 것도 비슷하다. 코칭스태프와의 관계에서는 히딩크 감독은 ‘제왕적’. 한국 코치들이 끼어들 틈을 주지 않았으며 스케줄을 자주 바꾸는 등 변덕도 심했다.
반면 본프레레 감독은 전술 운용을 놓고 허정무 수석코치와 난상토론을 벌일 정도로 열린 자세를 취한다. 다혈질적인 기질이 있긴 하지만 히딩크 감독에 비해 차분하고 침착하다는 게 협회 관계자들의 평가.
○티셔츠 차림 ‘서민형’-명품 즐기는 ‘귀족형’
이 대목에선 두 감독이 판이하다. 히딩크 감독이 귀족형이라면 본프레레 감독은 서민형.
히딩크 감독은 옷 넥타이 구두 시계 등 명품을 좋아했다. 언론에 나서는 것을 즐기며 자신이 얘기한 말이 회자되기를 은근히 바라기도 했다. 애인 엘리자베스를 거리낌 없이 동반하고 여행을 다니는 등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도 신경쓰지 않았다.
그러나 본프레레 감독은 “내 일만 잘하면 된다”는 식의 고지식한 선비스타일. 그는 늘 티셔츠에 후줄근한 바지 차림이다. 넥타이도 잘 매지 않아 소박한 시골 아저씨 같다. 외모를 꾸미기보다는 축구에만 매달린다. “할 말이 없다”며 언론 인터뷰도 피한다. 휴식을 취할 때도 축구관련 서적을 읽는 그에게선 늘 땀냄새가 난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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