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외국인 용병 자유계약제를 실시하는 프로농구 10개 구단이 첩보전을 방불케 하는 다양한 작전을 구사하고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부인과 자녀가 거주하고 있는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미국 체류형. 로스앤젤레스에 진을 치고 선수정보를 파악하며 필요하면 필리핀 유럽까지 직접 선수를 만나러 날아간다.
선수발굴 안목이 높기로 정평이 난 오리온스 김진 감독은 수시 방문형. 그동안 4차례에 걸쳐 로스앤젤레스와 유타주의 미국프로농구(NBA) 여름캠프에 다녀왔다. 대부분의 감독이 이 방법을 선호한다. 더스포츠 등 미국의 스포츠에이전트사들이 국내 구단에 수시로 연락해 선수발굴용 훈련캠프를 열고 있기 때문. 문제는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것. 감독 사무국장 통역 등 3명이 나가 보름 정도 머물다 오는 데 3000만원 정도가 든다.
TG삼보 전창진 감독은 제이 험프리스 코치의 도움을 받는다. 미국 무대에서 활동했던 험프리스 코치의 인맥과 노하우를 동원해 적재적소를 찾아다닐 수 있는 이점이 있기 때문. TG의 김지우 사무국장은 “험프리스 코치를 통하면 우리가 직접 하는 것보다 외국 선수들에게 한국농구를 설명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아직 외국인 용병과 계약을 끝낸 팀은 없다. 9월 1일 계약발효기간을 앞두고 막판 협상 중. 그러나 각 구단은 자신이 접촉하고 있는 선수들의 정보 공개를 극도로 꺼리고 있다. 다른 구단의 가로채기나 몸값 부풀리기 경쟁을 우려해서다.
한자리에 모여 선수를 선발하는 트라이아웃 대신 자유계약제도를 도입하면서 비용이 두 배가량 늘었다는 것이 각 구단의 하소연. 지난해엔 연봉을 포함해 외국인선수 선발에 들어가는 비용이 2억∼3억원 정도였는데 올해는 4억∼5억원이 되리라는 것. 이는 구단 1년 예산의 10분의 1에 육박하는 금액이다.
이원홍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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