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백’(이십대 태반이 백수)을 향해 던진 ‘쓴소리’로 오히려 장안 이태백들의 인기를 끈 인터넷 상담 사례들이 책으로 출간됐다. 제목은 ‘너, 외롭구나’(예담).
저자는 스스로를 ‘무규칙 이종(異種) 예술가’라고 부르는 김형태씨(40·사진). 김씨는 다섯 장의 앨범을 발표한 ‘황신혜 밴드’의 리더이자 네 번의 개인전을 연 화가, 영화잡지의 칼럼니스트, 그리고 연극 ‘햄릿 프로젝트’에서 햄릿 역으로 백상예술대상 인기상을 수상한 배우이기도 하다.
‘너, 외롭구나’는 그가 지난해 11월 개설한 홈페이지(www.thegim.com)에서 벌인 상담 사례 중 취업 및 진로와 관련된 50가지를 추린 것. 전문가들의 ‘틀에 박힌’ 혹은 ‘예의 바른’ 조언과 위로 대신 냉정하고 직설적인 말투로 따끔한 충고를 한다는 것이 카운슬러로서 그의 가장 큰 특징이자 미덕이다.
그는 20대가 취업을 못하는 이유가 “특별히 할 줄 아는 일도, 특별히 하고 싶은 일도 없기 때문”이며 “이들은 직업만 없는 것이 아니라 ‘싸가지’도 없고, 희망도 없고, 미래도 없다”고 비판한다. 하지만 그가 쏟아내는 비판 속엔 20대에 대한 애정이 가득하다. 책 제목부터 그렇다. 그는 “요즘 20대는 세상으로부터 ‘왕따’ 당하고 있는 외로운 세대”라고 주장한다.
“더 이상 지혜를 일러 주는 어른도, 듣기 싫은 소리를 해 주는 선배도, 철학을 전수해 주는 은사도, 인성과 감성과 교양을 가르쳐 주는 학교도 없습니다. 소비문화의 ‘마약’만 맞으며 수경(水耕)재배된 20대는 그래서 무섭고, 불안하고, 외롭고 답답한 겁니다.”
그가 20대에게 던지는 충고. “앉아서 머릿속으로 계산하기 전에 몸부터 움직여라.”
이를 돕기 위해 5월에 그는 ‘무규칙 이종 예술단’을 구성했다. 주 1회 모여 누드크로키 그리기, 연극 만들어 보기 등 다양한 문화 체험을 하는 것이 주 활동. 한라산 지리산도 오를 계획이다.
“서류전형에서 자꾸 떨어진다고 불평만 하면 뭐합니까? 판에 박힌 자기소개서 대신 등반 경험을 적는다면 끈기나 인내심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뭐든지 긍정적으로 열심히 노력하다 보면 기회는 반드시 찾아옵니다.”
강수진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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