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노장진(30·사진)에겐 이런 별명이 따라다닌다. 잊혀질 만 하면 사고를 치고, 잘 던지는 가 하면 일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붙은 ‘꼬리표.’
노장진은 공주고 시절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전에서 노히트 노런을 일궈냈던 특급 유망주. 하지만 93년 한화에 입단한 뒤 프로에선 그다지 빛을 보지 못했다. 군복무의 공백과 함께 잦은 숙소이탈 등 운동에만 매달리지 않았던 훈련 태도에도 문제가 있었다.
그가 뒤늦게 야구인생의 꽃을 피우게 된 건 99년 삼성으로 트레이드된 뒤부터. 불같은 강속구가 되살아나며 그해 삼성에서 일약 15승(9패) 투수로 도약했다.
2002년부터 지난해까진 선발로 전업한 임창용으로부터 바통을 물려받아 마무리 투수로 각광받았다. 2002년 23세이브, 지난해엔 21세이브. 150km에 육박하는 불같은 강속구와 파워커브는 타자들을 압박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올해 노장진은 초반부터 꼬였다. 4월초 광주 원정경기 중 숙소를 이탈해 새벽까지 음주를 하고 돌아오다 김응룡 감독과 맞닥뜨린 게 불행의 씨앗. 징계가 두려워 막 바로 짐을 싸들고 팀을 떠난 그에게 돌아온 건 1000만원의 벌금과 2군행이었다. 이때 벌써 김응룡 감독의 마음은 노장진으로부터 떠났다.
노장진이 7월 롯데로 트레이드된 건 예정된 수순. 다행히 롯데는 두 손을 들고 그를 환영해 줬다. 양상문 감독은 “이제 한시름 놨다”며 반겼고 선수들도 새로운 마무리 투수를 든든하게 생각했다. 노장진은 “그런 분위기에서 따뜻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롯데로 이적한 뒤 노장진은 6경기에서 패 없이 4세이브를 따내 확실한 소방수로 자리매김했다. 노장진이 세이브를 따낸 3일 경기 후 선발 손민한은 “이젠 선발로 나가 안심하고 던질 수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노장진은 최근 둘째 돌잔치를 부산에서 가졌다. 이 자리에서 그는 코칭스태프와 동료들 앞에서 “앞으로 정말 열심히 던지겠다”고 다짐했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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