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가 밤에 아이들을 집에 두고 나와 술집이나 노래방에서 취객을 상대로 도우미 일을 하는 것은 대부분 다른 일자리와 수입원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어려운 살림이 가정주부들을 시간당 2만원의 돈벌이로 내몰고 있는 것이다. 자녀 교육비를 대기 위해 비교육적인 취업을 택해야 하는 마음들이 어떨지 상상되고도 남는다.
연쇄살인범이 살해한 보도방 여성 중에도 가정주부가 있었다. 경찰이 이 사건을 계기로 일제단속을 벌여 귀가시킨 여성 1700명 가운데는 20대 대졸여성도 적지 않았다. 누가 이들을 손가락질할 수 있을까. 중국 제(齊)나라 정치가 관중(管仲)은 ‘창고가 차야 예절을 알고 의식(衣食)이 족해야 영광과 욕됨을 안다’고 했고 ‘곳간이 차야 감옥이 빈다’고도 했다. 이 시대, 이 나라도 다를 바 없다.
상위소득 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업종은 상대적으로 호황을 누린다. 그러나 서민의 어려움은 참으로 심각하다.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주공 임대아파트 가구의 4분의 1 정도가 임대료를 제때 못 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회안전망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사회에서 신(新)빈곤층은 생계의 위기에 방치돼 있다. 현실이 이런데도 경제 살리기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치적 경제적 투자가 보이지 않으니 신빈곤층의 절망에도 끝이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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