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영원한 어린아이, 인간’…‘아이처럼 살기’ 전략

  • 입력 2004년 8월 20일 17시 29분


◇영원한 어린아이, 인간/클라이브 브롬홀 지음 김승욱 옮김/432쪽 2만2000원 작가정신

인간은 왜 직립보행을 하는가? 인간은 왜 털이 없는가? 인간은 왜 일부일처제를 택하나? 인간에게선 왜 동성애나 성도착증, 성전환 등의 현상이 많이 나타나는가?

이 책은 인간에 대한 이런 근원적 질문들을 하나로 엮는 흥미진진한 가설을 제시한다. 그것은 인간이 진화 과정에서 성숙의 속도를 늦춘 결과라는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강력한 증거는 인간의 해부학적 특징이 침팬지의 태아에게서 고스란히 나타난다는 점이다. 직립 체형과 굴곡 없이 평평한 얼굴, 다른 발가락과 나란한 엄지발가락, 눈썹과 머리꼭대기 등 특정부위에만 무성한 털 등이 그것이다.

그렇다면 인간은 왜 유아화를 생존전략으로 택했을까. 힘을 합쳐 수로 밀어붙이는 생존전략에 필수적인 사교성과 협동성이 바로 유아적 특징이기 때문이다. 그 결과 인간은 배우자에게 의존적이며, 장난과 공상에 빠지기를 좋아하며, 심지어 이성에 눈뜨기를 거부하고 동성 친구와 어울리려는 경향도 강해졌다는 것.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라는 워즈워스의 통찰력이 새삼 놀랍다.

권재현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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